나는 행복하기 위해 산다. <마태 5, 1-12> 11월 1일

우리는 모두 참으로 행복한가? “그렇다.” “아니다.” 각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응답하지만, 모두가 바라는 바는 삶의 근본적 의미는 행복해지려고 산다. 며칠 전 이름 있는 소설가 공지영 마리아로부터 받은“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점점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책을 들고 보면서 3번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각 남자에게서 난 세 아이의 어머니로 살면서 겪은 온갖 시련, 그 안에서 행복의 길을 찾아가시는 참신하고, 진실한 사랑의 삶은 참으로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해야 할 삶의 의미를 전해 줍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문 대통령의 어머니는 죽음 앞에서 “그래도 나는 행복했다.”라는 말을 남기고 운명했다는 것을 전해 듣고 ‘신앙인은 어떤 처지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 원리는 오늘 복음에 주님의 행복론에 있습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은 세속에서는 행복이 아닌 것 같은 현실에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신 주님의 선언은 스스로 행하지 않은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선언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과 마음이 부유한 사람은 다른 말이며 다른 조건이지만, 누구나 부자가 행복하다고 하지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로운 사람, 내어주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행복합니다.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습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모욕과 박해를 받는 사람이 바로 행복의 길로 나갑니다. 우리 수도원의 규칙에 휴가는 일 년에 16일 갈 수 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나갈 수 없는 조건에서 나가는 형제들을 보면 다른 때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규칙을 잘 지키고 돌아와 약간 격리하듯 마스크를 쓰고 귀원해서 생활하는 모습은 행복해 보입니다.

어느 날 삼랑진 낙동강 건너 “루카원”이란 나 환우 정착촌에 3박 4일 피정시키러 가서 오늘 복음의 행복론을 강의하고 나니 어떤 환우가 “주님의 말씀은 수긍할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외롭고 가난하고 슬프게 살면서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말을 해드렸습니다. “배부른 사람에게 진수성찬이 행복해집니까? 배고픈 사람에게 소찬이라도 음식이 차려지면 행복합니까?” 우리의 오늘 고통은 행복해지는 준비입니다. 물이 강을 따라 흐르면 그러려니 하지만 물이 분수대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환호성을 지릅니다.

오늘 복음은 십자가 뒤에서 참삶의 희망을 품고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산으로 끌려가신 것같이 십자가 죽음 뒤에 참 생명, 부활의 기쁨을 기다리며 행복의 길로 나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모든 성인의 축일, 하느님 품에서 세상의 어떤 처지에 있었어도 성경의 나자로 모양 부잣집 문 앞에서 밥상 위에서 떨어지는 음식도 못 먹었지만, 아브라함 품에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은 우리 최후의 행복 종착지는 하느님의 품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행복의 길 하나라도 지니고 있으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 품에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오늘 축일은 하느님의 사랑받는 모든 사람의 축일입니다. 내일은 연옥에서 고생하는 죽은 자들의 축일이 아니라, 죽음을 극복해서 영원한 생명에 참례한 모든 이들의 축일입니다. 가을에 알곡을 추수하여 하느님의 곳간에 들어가고, 나도 하느님 곳간에 들어가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모든 사람의 축일입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지만, 내일 소풍을 떠나는 어린이 모양 행복을 그리며 잠을 자는 것과 같습니다. 십자가가 우리에게 행복을 주듯이 우리의 온갖 고통은 행복하기 위한 기회입니다.

어떤 처지에 있든지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코로나로부터 해방되는 날을 기약하며 오늘 행복을 향해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