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능력을 체험하셨습니까? <요한 3, 13-17> 9월 14일

우리 주위에 십자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교회의 탑이나 각자의 몸에 몸 고상, 시도 때도 없이 십자 성호뿐 아니라 적십자, 녹십자 단체의 십자가 활용을 보고 있습니다. 요사이 술집에 근무하는 아가씨까지 십자가를 메고 온갖 행위를 합니다. 그들에게 보호 신인가? 아니면 장식품인가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은 순명의 상징이요, 구원의 상징이며 참으로 십자가의 힘으로 온 인류가 온갖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힘을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능합니다.

저는 어려서 몸 고상을 매고 살다가, 청년기에 더 강함 힘을 얻고자 벽에 거는 십자가를 가슴에 품고 살다가, 신학교에 들어가서 몸 고상도 가슴에 품고 사는 큰 고상도 버리고 마음 깊이 십자가를 모시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바라보는 십자가만 나에게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의 몸이 달린 십자가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주님과 함께하겠다는 결심을 매일 아침 했지만, 지금은 빈 나무 십자가를 더 좋아합니다. 내가 달려야 할 십자가가 저에게 절실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만 보고 고통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것보다 내가 저 십자가 위에 매달려 있다는 것 아니, 매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삶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한 40년 전에 광안리 수녀원 지도 신부 할 때 일이 그리 많지 않아 시간이 나면 부산의 바닷가 여기저기서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는 소풍날이 많았는데, 하루는 태종대 바닷가에 해녀들이 회 파는 장소에서 회를 먹고 바다를 걷고 있으려니 어떤 나무토막이 흘러내려 와 바닷가에서 흔들거리고 있기에 주워서 보니 작은 아이 몸통만 한 나무토막이었습니다. 꽤 무겁고 단단해 보여서 ‘무엇에 쓸까?’ 하다가 손으로 재보니 벽에 거는 십자가 몇 개는 나올 것 같아서 수녀원 목공소에 가서 십자가 나올 수 있는 것만큼 만들어 달라고 하여 잘 드는 칼로 다듬어 4개의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후에 본당에 다시 파견되면 열심 한 신자에게 설명을 하면서 나누어 주려고 했습니다. 실천했습니다. 저도 하나 가지고 살다가 여기저기 이동 다니다 어디서 잃었는지 제 방에는 없지만, 그것은 빈 십자가에 내가 달려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만들었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 축일 십자가가 우리에게 주는 신비를 알고 깨닫고 실천해야 축일의 의미가 살아 있습니다. 십자가에 주님의 몸이 달려 계시지만, 사실은 우리가 십자가에 달려 모두 구원되기를 기다리십니다. 어떤 이가 구약 신약성경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이라고 할까요? “십자가 믿는 사람은 십자가에 돌아가신 아들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십자가 없는 믿음은 헛된 믿음입니다.

빈 십자가에 달려 모두가 구원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