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마음으로부터 용서할 수 있는가? <마태 18, 21-35> 9/13

오늘 용서의 숫자가 200주년 성서와 새로 나온 성서는 다르게 표기되었는데 일흔 번을 일곱 번까지와 일흔일곱 번까지로 다르게 표기되었습니다. 창세기 카인의 자손들에게 전해주는 말 가운데 창세기 4, 24에 기록대로 어느 것을 선택해도 사실은 같은 말입니다. 70 곱하기 7은 490이고 일흔일곱 번은 숫자이기보다 완전한 용서라는 말입니다. 완전한 용서는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의 형을 받으시고 죽기까지 용서하셨습니다. 십자가상에서 “저들이 하는 바를 저들이 모르니 저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운명하신 주님이나 순교자들이 죽음 앞에 두려움 없이 기쁨으로 죽음을 맞이한 일들은 참으로 마음으로부터 용서하는 자세였습니다.

주님을 따르려고 믿음을 시작하고 순교 선열들의 정신을 마음에 담아 실천하는 삶을 살면서 마음으로부터 용서가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르고 죄지은 사람에게 나는 의식적으로 복수를 함으로써 더 큰 과오를 범하고 세상을 더 어지럽게 합니다. “저런 사람 내버려 두면 세상이 망하는 것같이 느껴져 복수를 통해서 질서를 잡아준다.” 하지만, 오히려 질서를 망치게 됩니다. 용서하지 않은 사람을 통해 분열, 분쟁, 불안, 불안정이 공동체 안에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오늘 비유도 내용 면으로 보면 주인의 매정한 면이 드러난 것 같지만, 용서가 없었으므로 온통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카인이 아벨을 죽인 다음 주님은 카인을 쫓아가며 아벨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으셨지만, 원수를 갚는다는 이유에서 카인을 죽이지 않고 카인에게 아무도 죽이지 못하게 이마에 표를 만들어 달아주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하느님 마음과 의지의 본질은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아담이 당신의 뜻을 거스른 죄를 지어도 죽음이란 벌을 주신 것이 아니라,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악과 선의 갈림길에서 살고 있지만, 하느님은 악을 모르시고 악의 형상도 선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을 갖추시고, 만인을 위해 만인 되시어 끝까지 용서하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바로 이런 창조주 하느님을 알고, 믿고, 따르는 가운데 우리 모두의 구원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태양이 지구 곳곳 누구에게나, 악인이나 성인이나 비추고 힘을 전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은 지옥을 만들지 않으시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편의 말처럼 지옥에 있는 사람도 건져내시는 분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있지만, 이는 사형 받을 죄를 짓지 말라는 것이지 사형시키겠다는 말이 아닌 것같이 사형시킨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사형당합니다. 원수를 용서하지 않으면 도덕의 질서가 무너지고 교양 없는 사회가 됩니다.

서로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