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시기 <마태 6, 1-6. 16-18>

지금 우리는 하느님 자비의 은총이 필요한 시기에 있습니다. 깨어 기다리는 시기를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시기에 와 있습니다. 머리에 재를 받으며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이르는 말씀 안에서 우리가 무엇인지 깊이 깨닫고 우리의 전반적인 삶을 반성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사순절을 시작했습니다. 각 본당에서 이것마저 못하게 된 이 현실에 더욱 깊이 자비를 구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소리 높여 우리 죄를 고하고 자비를 구합시다.

이렇게 구하는 사람은 자선과 기도와 단식의 본질적 태도가 달라야 합니다. 오늘날 코로나의 감염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모두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나에 대한 생각을 먼저하고 이웃을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껏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편하게 사는 것을 감사할 줄 모르고, 놀고먹고 여가를 즐기고, 여행하고 가고 싶은 곳 마음대로 가고, 누리던 삶이었는데, 집안에 갇혀 답답하게 지내게 된 것을 원망만 하지 말고 침묵 기도 속에 반성하면서 어디나 계신 주님을 가정 안에서 온 가족이 모여 기도하는 시간 가지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합시다.

어제 대구의 집 주인들이 가겟세를 탕감해 주든지 깎아준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기본이 된 사람들이다.’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와주는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에게 자비를 구하는 사람은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피폐한 경제로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돌보고 자비를 베푸는 기회가 더 많아집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없어서 손들고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도와야 합니다.

절제의 삶은 침통한 마음이 아니라 웃으면서 고통을 맞이해야 온유한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사순절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며 근심된 모습으로 아니라,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따라 속죄하는 마음으로 숨어계신 아버지께만 보이는 절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저는 머리에 재를 받으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전례가 금지된 오늘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재를 받고 “주님, 이 전례에 참석 못 한 많은 이들을 대신하여 재를 받았으니 모든 이가 이 시작하는 은총의 시간을 바르게 시작하게 하소서” 기도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사순절 니네베의 사람들이 재단 위에 앉아 재난을 피해주시기를 주님께 간구하듯이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하도록 기도합니다. “거룩한 사순절 되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를 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