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문. <마태 6, 1ㅡ16, 16ㅡ19.>

사순절은 은총의 시기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으려면 세 개의 문을 통해야 합니다. 자선의 문, 기도의 문, 단식과 절제의 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 문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실천하도록 권고하십니다. "자선을 위선자처럼 하지 마라." 자선의 행위는 자선을 받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기도는 위선자처럼 하지 마라." 기도로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 온전히 자신을 감추는 것입니다.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여야 합니다. "단식은 위선자처럼 하지 마라." 얼굴을 찡그리며 무엇을 하는 것같이 보이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남을 위하여 자기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하지 않으며 단식한다는 표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은총의 문에 서 있는 천사가 우리의 행위를 보고 감탄할 수 있도록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하면서 주님의 집에 들어갑시다. 이 시기는 자기만을 위한 시기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시기입니다. 오늘 아침에 아빠스님께 재를 뿌려 드리고, 나도 받으면서 "우리는 소리 없이 공동체를 위하여 은총의 문을 열어 모든 형제가 주님의 집에 거처하게 합시다." 하며 사순절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나만의 은총의 시기가 아니라 모든 이의 은총의 시기가 되도록 서로 기도하고 은총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세상의 평화는 내 나라의 평화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인 것과 같이 우리가 모두 은총 속에 주님과 함께 부활의 영광을 맞이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갑시다. 은총의 문을 향하여, 함께 갑시다. 주님의 집을 향하여, 구원의 그 날까지 함께 갑시다.

이제 깊은 잠에서 깨어나 은총의 문을 향하여 앞으로 갑시다. 주님은 죄인인 우리를 기다리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