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가는 길은 행복합니다. <마태 11, 28-30> 12월 9일

여행길은 누구와 함께 가는가에 따라 즐거움과 기쁨이 다릅니다. 믿음도 없고, 바람도 없고, 사랑하지도 않으면 그 길은 무겁고 더욱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믿음도 가고, 희망도 주고, 사랑도 주는 사람과는 아무리 험한 길도 편한 길이 되고, 발도 가볍고, 행복이 더해집니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아침 일찍 일터에 나가면서도 즐거움으로 나가는 것과 같고, 같은 일이라도 강제 노동이면 더 힘이 듭니다.

오늘 주님은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나에게로 오너라.” 하심으로 지금 내가 당하는 고통이 주님과 함께라면 가벼워지고 죽음까지도 행복해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봉사활동 하는데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즐거운 마음과 자랑하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그러나 벌로 일하면 지루하고 힘겨워합니다. 같은 일이라도 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것과 같이 하느님의 일은 언제나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됩니다.

수도 생활도 억지로 하는 사람과 기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차이는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사느냐, 느끼지 못하고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주님의 영과 함께 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하게 살지만, 자기 힘으로 산다고 생각하면 일이 잘못되고 자기 낯이 드러나지 않으면 실망하고 수도원을 떠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60년의 경험으로 수도원 떠나는 사람은 공부 많이 한 사람,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어려서부터 나 혼자서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힘으로 산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주님이 함께 계셔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나이 들어도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주님이 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요사이 건강이 자신이 없지만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눈을 뜨고 ‘어떻게 일어나지’하는 생각이 들 때 성호경을 놓고 나면 일어날 힘이 생기고 움직이면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스포츠 중에 축구를 제일 재미있게 보는데, 서양의 축구단들이 시합하기 전 운동장에 들어오면서 성호경을 놓고 들어오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고을 하나 넣고 성호경을 급히 놓고 손가락을 높이 드는 모습을 보는데,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는 표시입니다.

얼마 전 아빠스님과 함께 길을 떠나는데 차 안에서 당신이 운전하는데 떠나면서 저에게 출발 기도하라고 하셔서 운전하시는 아빠스님 위해서 안전한 운행을 위해, 주님과 함께 떠나는 길이 되도록 기도했습니다. 서양에는 자녀들이 길을 떠나면 부모님이 이마에 강복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지 기도로 시작해야 합니다. 주님이 함께 있는 곳에는 힘든 일도 쉽게 하고 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살다가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제 방 십자가 위에서 피 흘리며 달려계신 주님을 바라보고 나면 평화가 옵니다. 미움도, 섭섭함도, 힘든 일도, 모두 가벼워지고 용서가 가능해집니다.

“주님과 함께 진 짐은 가볍고 편합니다.”하고 기도합니다. 모두가 주님과 함께 살면서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