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사랑 <마태 5, 43-48>

하느님은 차별 없이 사랑하시며 사랑하라고 명하시지만 우리는 자기에게 유익하고 자기를 알아주는 이들과 관계를 맺고 조금이라도 유익하지 않으면 돌아앉아 얼굴을 외면하며 살아갑니다. 요사이 심심치 않게 북쪽에서는 김정은을 반대하는 사람은 사형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씁쓸합니다. 이런 극단적 일은 여기서도 일어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없어지거나 사라지기 바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구약의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복수하시고 전쟁에 다른 나라를 멸망시키는 하느님으로 알려졌지만 계시와 율법의 완성자이신 주님은 작은아들의 비유로부터 죄인을 사랑하고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사랑하라고 하시며 큰아들보다 작은아들에 대한 사랑이 극진함을 보여주십니다. 태양이 악인이나 선한 사람이나 모두를 비추는 것같이 하느님의 사랑은 보편적이고 관심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기도시간에 참석하지 않은 여러 수도자 중에 한 사람으로 인하여 걱정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수도 형제인데 다른 이보다 관심이 많은 이유에서 전화 걸고 사정을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 안에 차별을 두고 살고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보아야 하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은 차별보다 내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너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자 되어야 한다." '사제가 된 것이 주님을 따르고 주님의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면 하느님이신 주님을 따라 완전한 자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를 돌아보면 언제나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또 결심하지만, 아직도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옆에 가기 싫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더 살아야 아버지의 보편적 사랑을 따라갈 수 있을까?' 오늘도 다짐하지만, 아직도 길을 더 가야 합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은 세리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로 살아가려면 진짜 신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진짜 신자가 되라는 강론 말씀 중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신자 행세를 하면서 아직도 세속적 사람이란 말을 듣고 저는 '마치 주님을 닮은 사람을 산다고 하면서 주님을 닮지 않은 사제인 나 어찌해야 하겠는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주님 저에게 큰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저희가 차별없는 사랑으로 하늘의 아버지가 완전하심 같이 완전한 자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