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화 <마태 5, 38-42>

살면서 불합리하고 원칙에 벗어나는 일을 보면 걱정하고 분노하게 되어 화를 내거나 맞서 싸우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은 보통 사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을 하십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하시고 악인이 하라는 대로 하고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십니다.

이를 실행하려면 걱정은 하되 화를 내지 말고 응답하라고 하십니다. 똑똑한 척하며 정의대로 행동하면 싸움이 일어나고 복수에 복수전이 벌어지고 공동체가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너와 나 사이가 더 벌어지고 원수의 관계가 생기게 됩니다.

악을 이기는 방법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바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할 말이 있지만 다 말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고 기도로 풀고 평화를 찾아야 합니다. 억울하다고 자신의 억울함을 화로 풀려고 하면 더 화를 불러들이고 모든 일을 망치게 됩니다. 엉킨 실타래를 신경질이나 성질나는 대로 풀려고 하면 풀리지 않고 더 엉키게 됩니다.

주님의 사건 대처법은 "속옷 가지려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주고, 천 걸음 가자는 사람에게 이천 걸음 가 주어라." 이 방법이 바로 율법의 완성입니다. 이는 사랑 아니고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말 한마디가 천양 빚 갚는다."라는 말과 같이 걱정과 화를 부르는 말은 다릅니다. "그러시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안 된다!"는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행동도 부드럽게 손을 잡고 말을 하는 것과 손을 뿌리치며 말을 하는 것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유다가 주님을 팔아넘기는 것을 알았지만 "너 그런 짓 하면 안 돼." 하지 않으시고 볼일을 보라고 하시며 무엇을 하는지 다 아시며 부드럽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는 마음, 자비로운 마음이 아니라 복수심이나 사랑이 없는 말과 행동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적은 일에 걱정스러움보다 화를 내면 적은 일이 더 커지고 서로 감당하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대화하자고 해놓고 열부터 내면 대화는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침묵보다 못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하루의 행복이 일생을 행복하게 하는 것같이 한순간을 잘 지내면 하루가 편해지고 일생 행복해집니다.

저는 오늘도 화를 참고 걱정스러움을 해결하는 가난한 마음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