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처 <요한 17, 20-26>

여우는 굴이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셨지만, 우리가 주님의 거처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안에 거처하시기를 바라시는 주님은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하셨듯이 성자를 사랑하신 사랑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주님이 내 안에 살기를 바라시는 그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 머물고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진리 안에 머물러야 우리도 거룩하게 되고 아버지는 거룩한 곳에 현존하시려고 우리를 거룩하게 하려고 하십니다. 진리는 하느님이 마련하신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사는 사람은 거룩하신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살게 됩니다.

아버지는 의로운 분이십니다. 아버지는 편견이 없으시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하시고 사랑하십니다. 의로우신 분이어서 의롭지 못한 사람까지도 당신 품 안에 품고 사시는 분입니다.

정의는 불의를 배격하지만, 아버지의 정의는 불의한 사람들을 정의로운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분이십니다. 내가 의롭다고 불의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의로우신 아버지는 죄로 불의하게 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 우리를 의롭게 하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의로움을 간직하고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 안에 거처하십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사랑 받는 우리 안에 거처하시려 한 것은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이신 것같이 우리도 하느님 안에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는 성호경을 내 몸 위에 놓으면서 하나이신 하느님과 같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성호경은 의미가 없는 형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몸에 성호경을 놓으면서 우리 안에 하느님의 사랑이 머물고 주님이 사시는 것 같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이 제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요한 <17장 24절>

요한복음 17장 20-26은 복음의 중심입니다. 오늘 이 17장을 열 번만 읽으시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미를 드려 보십시오. 마음 안에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