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 <마르코 16, 15-20>

경기도 사람들은 비가 오면 “비님이 오시네.” 합니다.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말입니다. 비는 땅에서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 되어 찬 공기와 어울려서 하늘에서는 눈이 땅에서 열기를 받아 비가 되어 내리는 것입니다. 여름에 우박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승천 축일 하늘에 오르신 주님은 금비 되어 땅에 다시 내려오십니다. 주님의 승천은 세상에 오신 주님이 임무를 다 하시고 되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 안에 현존하시려고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라고 흰옷 입은 두 사람이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주님의 현존 안에 살면서 어디나 계신 주님을 만나보고 살면서 생각할 때나, 말을 할 때나, 행동할 때나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위성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길을 떠난 사람도 모르는 길을 찾아 목적지에 갈 수 있고 아무리 먼 곳에 살아도 화상으로 눈앞에 만나듯 말을 하고 손가락 하나 누르면 통화가 가능하고 하고 싶은 말을 종이에 써서 우편물로 보내지 않아도 카톡이나 이메일로 보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다만 금비가 내려도 물을 흘려버리면 농사짓는데 소용이 없듯이 가두어 두는 못이나 논두렁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물을 담을 그릇이 있어야 물이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성의 통신이 공간을 흐르고 있어도 잡을 수 있는 기계가 없으면 전달받을 수 없으며 소식이 끊깁니다.

저는 오늘 승천 축일은 주님이 떠나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는 생각보다 우리 안에 더 깊이 들어오신 주님을 만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잘 보이는 것 분명하지 않은 것이 가장 분명한 것이 되시려고 승천의 의미가 있으며 오르신 분이 더 멀리 보시고 더 깊이 보시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십니다.

하늘에 오르신 주님은 금비처럼 내리시고 온 세상의 소식을 위성의 전파를 통해 전해주시듯이 저 멀리 있는 태양의 힘으로 세상의 모든 생명이 유지되듯이 주님은 이 세상 방방곡곡에 현존하십니다.

저는 오늘 우리와 함께 세상 끝까지 함께하시는 주님을 믿고 벗처럼 사시는 주님을 모시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