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중에도  기쁨을 누리는 삶 <요한 16, 20ㅡ23ㄱ.>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음이란 운명을 가진 존재입니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듯이 만남과 이별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만남은 기쁨이며 이별은 슬픔입니다. 저녁에 지는 태양은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별은 슬픔만이 아니라 만남을 전제로 할 때 더없이 기쁨을 만들어 나갑니다.

주님과 이별하는 제자들은 근심에 쌓여 있지만, 주님을 다시 만나면 마음이 기뻐한다고 하십니다. 이 기쁨은 지속적이며 변함이 없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을 누리는 것은 이 세상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이별을 일상생활 안에 체험하며 떠나고 떠나보냅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에게는 떠남이 슬픔만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을 약속받으므로 기쁨을 만나게 됨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할머니의 죽음을 보고 꿈을 꾼 사람이 먼저 죽은 남편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고 죽은 사람의 딸에게 전해 받고 딸이 저를 만나 기뻐하는 모습에서 하늘나라에서 하느님 안에 만남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아무도 모르지만, 오늘 복음을 통해서 분명히 주님은 이별과 만남의 기쁨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리스도 신자로 사는 것의 참 의미는 슬픔 중에도 기쁨이 있고 고통 중에도 위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순교까지도 받아들이고 죽어야 산다는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무도 빼앗지 못하는 기쁨을 누리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손해를 보고도 남을 탓하지 않고 낮은 자리에 있어도 높은 자리를 탐하지 않고 없어도 없는 것을 원망하지 않으며 억울한 누명을 써도 변명하지 않고 인내하는 사람은 참 기쁨을 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주님 오늘도 저로 하여금 낮은 자리에 살게 하시고 오늘 저에게 주신 모든 것을 선한 것이나 악한 것이나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