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같이 되어라. <마태 5, 33ㅡ43.>

이 세상에 완전이란 존재하지 않고 완전의 모델만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인간이 무엇을 갖추고 사는 것 같아도 불완전성을 보여 줍니다. 우리나라 청문회장에 가보면 온전한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그런 완벽한 자로 포장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원수를 용서하는데 완전한 용서가 아니면 용서라고 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암에 걸린 사람의 완전한 치유는 몸의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야 가능합니다.

원수관계가 암세포처럼 온몸에 배어 있으면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해야 참 용서가 가능합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어느 순간 다시 살아나서 어느 날 어느 장소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니 자비를 베풀 수 없다고 하면 아무도 구원받을 사람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용서하였다는 사실마저 기억하시지 않는 영원한 자비이십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나는 용서해 주었는데 너는 나를 용서 하지 않으냐?" 하고 따진다면 조건부 용서일 뿐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 것이 있지만, 너와 나의 관계 안에 없어야 할 기억은 깨끗하게 잊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시어 이러니저러니 하시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원수를 용서한다는 것은 내가 너를 용서했다는 것마저 잊고 살 때 완전한 용서입니다. 우리는 용서하고자 하면 무엇을 용서하였는지를 기억하지 못할 만큼 서로 용서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하느님은 현재만 있듯이 우리도 현재 안에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