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성분 검출
지난 9월 9일(금) 한미공동조사단의 중간발표에 따르면 캠프 캐럴 기지 내 41구역 지하관정에서 고엽제 주성분 중 하나인 2,4,5-T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41구역은 당초 미군이 화학물질을 보관하던 곳이다. 조사단은 고엽제 성분이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지만, 스티브 하우스 씨의 증언대로 1978년에 고엽제를 묻었다면 이미 고엽제 성분이 지하수 등을 통해 기지 외부로 유출되고 희석되었을 것이다. 30년 동안 기지 주변 마을에서는 지하수를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 왔다.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갔다는 사실은 뻔한데 이에 대해서 미군측은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발암물질도 최대 90배~960배 기준 초과
또한 발암물질인 TCE, PCE도 검출되었다. 캠프캐럴 기지 내 41구역의 지하수 관측정에서는 TCE의 경우 3개소에서 기준치보다 최대 90배 검출되었다. PCE의 경우도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최대 960배를 초과된 농도가 검출되었다. 기지 외부의 지하수에서도 TCE, PCE가 최대 4~5배 기준을 초과했다. 이는 미군들이 차량이나 무기를 세척하는데 쓰는 세척제에 함유된 성분인데, 세척제를 사용하면서 정화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방출했기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되었을 것이다.

고엽제 매립보다 더 큰 문제를 놓치고 있다.
한미공동조사는 고엽제 매립 여부에만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고엽제나 유해물질 등으로 인한 지하수, 토양 오염이 아니라 고엽제 매립여부만 다루겠다는 태도이다. 결국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으면 여타 반환 미군기지처럼 미군은 환경오염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고 시간이 지나면 슬쩍 발을 뺄 공산이 크다. 없는 드럼통을 찾을 것이 아니라 현재 캠프캐럴 기지의 전반적인 오염여부와 주민들에게 끼친 피해조사로 방향을 바뀌어야 한다.

소파협정 개정해야
SOFA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군이 저지른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피해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진다. 그러므로 고엽제 드럼통의 흔적의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군은 모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독일이나 일본과 맺은 협정처럼 한국에 직접 조사권을 보장하는 문제와 주한미군이 국내 환경법을 준수할 의무를 SOFA협정에 명시하는게 필요하다. SOFA가 개정되려면 결국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지금 누구 편을 들고 있나?
9월 19일 환경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정진섭(한나라당) 의원이 “칠곡 기지에서 드럼통이 나올 때까지 계속 조사할 것이냐”고 묻자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옥곤 한미공동조사단 한국측 단장은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결국 지금 진행하고 있는 조사가 ‘미군에게 드럼통이 없다’는 면죄부를 주기 위한 조사라는 것을 한국 환경부장관이 인정하고 있는 꼴이다.

앞뒤가 다른 미국의 해명
주한미군은 1981년 캠프캐럴에서 가져온 드럼통 800여개를 미국 본토 유타주에서 처리했다고 밝히면서 당시 드럼통에는 고엽제를 뜻하는 오렌지 에이전트가 아닌 ‘Chemical’이라고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단순 화학물질이라면 국내에 있는 군수품 재활용 센터(DRMO)를 이용하지 않고 굳이 미국으로 옮겼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군은 “그 당시에는 한국 내 처리시설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들더라도 독극물 등은 미 본토로 운반해 처리한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5일 버치마이어 대령(한미공동조사단 미국측 단장)이 “통상 기지에서 발생한 독극물이나 화학물질은 토양 오염 전문 처리업체를 불러 부평에 있는 DRMO에서 처리한다”는 설명과 배치되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