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 > 수도원 소식 > 담화문: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며...

사랑만이 평화를 구현합니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 인류의 평화를 위한 사도이어야 할 우리 남자 수도회/사도생활단 회원들은 지난 9월 11일에 있었던 미국에 대한 테러와 그에 대응하여 지금 벌이고 있는 전쟁으로 인한 모든 희생자들과 가족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동시에 테러와 전쟁의 비극을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있어야 하는 우리는 평화의 사도로서의 소명과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희생시켜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려는 모든 폭력적인 행위에 대해 반대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에 가해진 테러는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으며 또 이러한 폭력에 맞대응하여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인 작금의 전쟁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우리는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폭력으로는 평화를 이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폭력의 악순환을 부르고 결과적으로 비극과 참상을 확산할 뿐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잘 알고 있기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전쟁 상황을 종식시키고 모든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정한 평화를 지구촌에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해야 할 일은 용서와 화해라고 생각합니다. 보복과 응징으로써가 아니라 사랑으로만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폭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으며 진정한 평화를 세상 안에 구현할 수 있음을 우리는 확신합니다.

이에 우리는 우리 회원 형제들에게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제안합니다.

1) 우리는 앞으로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기도를 바치도록 합시다.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추천합니다.

2) 우리는 타종교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통해 서로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자 노력하며, 이슬람 형제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교황님의 권고대로 라마단이 끝나는 12월 14일을 단식과 기도로 보내도록 합시다.

3) 회원들은 먼저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자신들의 사도직에서 기회가 닿는 대로 평화와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촉구하도록 합시다.

4) 2001년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 동안 보속과 절제를 통해 난민들의 고통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2001년 11월 22일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 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