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뽑은 사람은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요한 15, 18-21> 5월 4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주님은 뽑은 사람을,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고 하느님 나라의 일꾼으로 선택하셨습니다. 저는 하느님 일을 하기 위해 뽑혔으니, 세상의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를 위해 살지 않고 오로지 자유, 평화, 기쁨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젊었을 때의 야망은 사라지고 하느님 뜻만이 남아 하느님 안에 사는 것만이 살아 있는 의미로 나타납니다.

나는 주님의 사람으로 믿음, 희망, 사랑을 지니고 주님이 만든 길을 가고 주님이 깔아놓은 진실을 실천하며 주님이 누리는 생명에 동참합니다. 그 외의 일은 세상을 위해 사는 사람의 몫입니다. 80이 넘은 다음 인사이동 난에 제 이름은 오르지 않고 수도원 관리를 위한 청소 등등 어떤 일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하고 기도하는 의무만이 나의 일입니다. 기상 종이 울리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고 그 자리에 있어야 기도하고 일하는 규칙 중의 규칙을 지키며 주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수도원 장상을 통해 아무 지시도 받지 않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주님이 주시는 일은 주어지고 그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허락받은 하루를 살기 위해 숨 쉬어야 하고, 물을 마셔야 하고, 몸을 움직이며 이런저런 일을 해야 합니다. 4시에 일어나 묵상 글을 쓰는 것,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 부탁받은 기도를 기억하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어 그 일에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일에 임하듯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도 전문적이어야 합니다. 그 일의 전문성은 하느님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믿기 위해서는 피상적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 하나라도 그 뜻을 알고 따라야 합니다. 기도는 감사로 시작하여 감사로 매듭짓고 말씀이 내 안에 심어지면 결실을 볼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희망을 품은 사람은 어떤 경우든지 실망하지 않고 사는 것이며 사랑을 죽기까지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런 실천은 자기는 없고 주님만 계시며 자기 뜻을 따르지 않고 주님 뜻을 따릅니다. 인류 최초에 아담이 주님 뜻을 거스르는 이야기는 그 당시 단순한 이야기일 뿐이 아니라, 지금 나의 문제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소서” 하는 기도는 어제 지난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세상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 여기 불렸습니다.

오늘 주님 뜻 따르며 살기를, 감사 찬미 드리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