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진리는 보고 듣는 것으로 부족하다. <루카 24, 35-48> 4월 4일

아무리 언변이 좋아서 말을 잘한다고 해도 믿고 따르지 못하고, 아무리 큰 힘과 능력과 사랑을 보여 준다고 따라갈 수 없습니다. 신을 어떻게 믿게 되었나 하고 종교학을 배울 때 “공포심과 두려움이 보고 듣는 것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을 의지하려는 심리적 움직임이다.” 그래서 태양을 숭배하고, 큰 나무 밑에 신단지를 달고 기도하고, 평화와 안정을 기원합니다.

우리 삶에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입니다. 죽음에서 벗어나는 것을 누구나 바라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이 있어서 들었지만, 부활을 쉽게 믿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영원히 산다는 것은 사람들의 소망이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듣는 것만 따라가려고 하지만,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계시와 지혜의 영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믿음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양심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지 않고 “양심이 있느냐? 없느냐?”라고 묻고 다그칩니다.

양심은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는 명령이며 따라 살아야 할 법입니다.

아담이 하느님 명한 것을 어기고 나무로 몸을 가리고 숨은 것은 주어진 양심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거룩하고, 아름답고, 살기 좋게 만드는 사람은 양심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이는 물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영적 능력입니다. 지적 판단보다 양심의 판단이 인간적입니다.

보고 듣는 것으로 지혜와 계시를 판단하면 오류가 나오지만, 사람 안에 내재한 영으로 판단하면 오류 없이 하느님의 영과 통하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베드로 사도가 주님을 세 번이나 부정했지만, 닭의 울음소리에 깨우쳐서 눈물 흘리며 뉘우침은 주님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믿음을 강하게 갖고 주님 따라 살려면 계시한 주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하루는 차를 타고 대구로 나가는데 자리가 없어서 앉은 사람 옆에 서 있는데, 저에게 기대어 잠을 자는 사람보고 몸을 피하려다가 ‘이 사람이 예수님이면’ 하다가, ‘아니야, 나를 힘들게 하는데’ 하다가 주님이 주신 주님의 눈으로 보니 주님으로 보여 대구까지 기대어 자고 가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제 눈, 귀, 입, 코, 몸이 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숨 쉬며 행동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또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원인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곧 현실이며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학은 현실의 의미를 찾아 설명하고 철학은 신학의 의미를 역사와 현실을 파악하며 지혜롭게 설명하여 믿음을 분명하게 해주고, 감춰지고, 숨어있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바로 알게 합니다.

학문적 지식을 지혜로 바꾸고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알고 알려주면서 믿음의 합리성과 바라는 것의 합리성을 알며 진실하게 사랑하기를 기도합니다.

말씀 따라 주 참으로 죽음에서 부활하셨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