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이가 죄인을 판결해야 한다. <요한 8, 1-11> 3월 18일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어 남을 죄인으로 판단하기 전 자기 스스로를 알고 남의 잘못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알고 보면 자기는 더 큰 죄인이면서 남의 죄를 들추어내어 법대로 처리한다고 하지만, 올바로 판단하려면 자기는 더 깨끗하고 진, 선, 미를 따라 살아야 그 판결이 참됩니다.

오늘 복음은 “죄 없는 자가 이 죄여 인에게 돌을 던져라.” 하심으로써 모두가 죄인인 것이 드러났습니다. 다른 이와 이야기하면서 자기 약점을 감추고 상대의 약점만 들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자신을 감추고 자기는 죄 없다고 하지만 더 큰 죄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기도문 중 고백의 기도는 참으로 진실한 기도입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지었으니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참으로 멋지고 진실한 고백입니다. 자기는 똥 묻히고 살면서 아닌 것같이 겨 묻은 이의 이야기를 하며 남 탓만 하고 산다면 진실과 사랑은 사라지고 없는 삭막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찌하여 쉽게 그릇된 판단을 쉽게 할까요? 첫째는 자기 우월감, 자만심, 자기 사랑에 매몰되기 때문이고 둘째는 옛날 광야에서 양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광야로 내몰아 깨끗하게 하려는 마음에서 “네 탓”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죄는 상대적이어서 너 없으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 너 때문에 죄기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죄인을 용서하기 전 탓부터 만들고 “너 없이는 이렇게 되지 않았다.”하는 책임 회피성 때문입니다. 창세기에 아담과 하와와 뱀의 이야기가 잘 말해줍니다.

오늘 우리는 네 탓을 앞세워 자기는 죄 없다고 생각하고 환경 탓을 합니다. 누구나 쉽게 살며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며 고통을 당하는 사람과 함께하려 하지 않고 편하게 살려고 하니 다른 사람의 죄를 판단하면서 자기 죄를 잊으려고 합니다.

자기 쓰레기통을 비워야지 남의 쓰레기통만 비우려고 하면 늘 자기는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처럼 율법과 자비를 품고 살아야 합니다. 주님은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고 하신 것같이 자비가 없는 삶은 죽음 같은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자비로 살아난 여인같이 우리도 죄로 죽음에 이르게 하지 말고 가련한 죄인을 살리는 생명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자비로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