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고통을 없이 하는 것보다 극복하게 한다. <마르코 1, 29-39> 2월 4일

믿음으로 죽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암 환자가 저에게 암이 없어지도록 기도를 청하면 저는 암과 싸우며 암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하는 힘을 받으라고 합니다.

주님도 우리 구원을 위해 당할 고통을 멀리하게 원하는 기도를 하셨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원하시고 실천하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자랑스럽게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우뚝 서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밑에서 자랑스럽고 희망찬 미래를 보고 믿음을 살고 있습니다. 믿음의 기도는 배고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견디는 힘을 받게 됩니다. 하루에 세 끼를 먹어야 제대로 살 것 같지만, 한 끼만 먹고도 충만하게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이 주는 온갖 즐거움 없이 외로움, 고독, 부족함 속에도 남이 갖지 못한 기쁨과 행복으로 사는 삶을 믿음으로 얻으려면 믿음이 필요하고 따라 살게 합니다.

죽음이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도록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 안에서 기쁨 속에 살기 위해 강한 참믿음을 살아가야 합니다. 죽음도, 아무런 고통도 없는 세상은 여기는 없습니다. 생명의 귀함은 인정하지만,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생명의 존재 의미를 깨우치고 사는 것입니다.

성지순례를 하며 참믿음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선조 신앙인들의 그 많은 고통을 극복하는 삶을 배워 익히기 위함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믿음 속에 드리며 반복되는 말은 유혹과 악의 세력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유혹과 악에서 구하소서.” 합니다. 힘들다고, 믿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믿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게 되지만, 믿음이 얼마나 생명에 힘이 되는지 알고 깨우치면 참믿음을 따라 희망의 나라로 초대됩니다.

“신부님! 저는 살다가 보니 고통이 사라진 다음 자유와 평화가 오고 행복해지는 것을 익히고 살고 있습니다. 삶의 세 가치는 권력, 재력, 명예이며 믿음 속에서 참 기쁨을 느끼지 못해도 내 손에 힘이 있을 때 기쁘고, 내 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 기쁘고,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때 기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없으면 슬프고 죽음 같은 절망을 느끼고 산다면 어떤 사람이 항시 이런 만족함 가운데 살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리고 가진 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입니다.

아시시 성인 전에 나환자와 함께 자면서 결국 주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감동입니다. 추위에 떠는 사람을 자기 몸으로 녹여 주어 따뜻하게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감동과 사랑을 느낍니다.

기도 중에 주님의 힘으로 모든 고통을 극복하는 능력을 구하며 믿음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행복한 나라로 초대받고 춤추며 노래하며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