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희생이 뒷받침되어야 빛을 발한다. <루카 2, 22-40> 2월 2일

세상에서 일어나는 고통, 시련, 난제를 해결하려면 희생이 따릅니다. 어떤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빛을 비추기 위해 다른 물질적 손실이 있어야 합니다. 태양이 지구 반대를 비추는 시간에 이쪽은 어둠이 오고 어둠을 밝히려고 기름, 초, 모닥불 같은 것으로 어둠을 밝힙니다. 이같이 세상은 희생을 통해 어둠을 해결하고 인간의 고뇌를 해결합니다.

구약에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받치라 명하시고 그 마음을 보시고 바친 것같이 받아들이셨지만, 오늘 하느님은 아들 예수님을 마리아를 통해 봉헌의 의미로 성전에서 아들을 모세의 법에 따라 봉헌하시며 그 상징으로 촛불 축성식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행위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저 전례 안에 있는 절차로 생각하기 쉽지만, 촛불이 빛을 발하려면 자기 자신을 태우는 것처럼 우리도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되는 제물처럼 봉헌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 오늘 봉헌 축일은 아기 예수님의 봉헌이지만, 우리 각자의 봉헌 일이 되어야 합니다. 초를 봉헌하듯이, 빛을 발하기 위해 초가 자기 몸을 태우듯 우리도 내 몸을 태우며 어둠을 비추고 세상의 온갖 고난을 해결하는 해결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바른 영적 삶은 주님 따라 사는 길입니다. 오늘 주님의 봉헌은 아브라함이 행하려다 하지 못한 일을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당신과 성자와 함께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우리를 사랑하신 것같이 우리의 삶도 자기 봉헌이 따라야 합니다.

구경꾼처럼 참례하지 않고 주님과 함께 봉헌하듯이 촛불과 같이 빛이 되어 빛을 발하려면 자기를 희생하며 어둠의 세상을 비추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성인 성녀들의 후광은 희생의 삶의 표징이며 현상입니다. 우리는 있는 자리에서 희생의 결실로 빛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다른 이에게 힘이 되고 유익한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십자가에 초대된 삶이지 부활에 초대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내 앞길은 남을 비추기 위한 십자가만 있으며, 그 길을 따라 살고 있습니다. 묵상 글도 시간 여유를 즐기려면 한자도 못씁니다. 자기 전 묵상, 아침 4시에 기상 후 묵상 끝에 글을 쓰기 시작하며 미사 끝에 마무리합니다. 쉬고 안식을 취해도 모자라는 시간을 봉헌합니다. 천 명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글을 보시기 원하면 계속합니다.

내가 희생하여 빛 속에 산다면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기억하며 빛을 비추기 위해 자기 몸을 태우는 하나의 촛불이 되겠습니다. 모두가 그런 정신으로 봉헌 축일 지내고 우리를 통해 어둠이 가시도록 기도합니다.

“봉헌초의 기적” 첫 서원하고 신학교에 신학 공부를 시작하는데 슬픈 소식이 왔습니다. 그날은 초 축성하는 봉헌 축일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묵호에 장사 차 가셨다가 객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집은 부산이어서 모시러 갔다가 저녁 6시에 스리커터 짐칸에 타고 길을 가고 있는데, 길도 산길이어서 짐승도 나올법한 곳이었습니다. 밤에 호랑이도 만나서 운전수가 불을 피워 호랑이를 쫓고, 차가 고장 났는데 수리를 못해서 아침까지 10시간을 산속에 있었습니다. 아침에 제가 기도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하고 축성된 봉헌 초에 불을 켜서 기도를 시작하고 마치려는데 시동이 걸려서 울산에서 부산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 일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동해안 길을 부산까지 순식간에 간 것, 고장 난 차가 시동이 걸린 것, 모두가 감사한 일이며 기적이었습니다.

봉헌 초 하나씩 기도하는 시간에 사용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초 구입해서 사제에게 축복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