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사람은 한곳에 모여야 바로 산다. <마르코 1, 14-20> 1월 21일

사람은 어떤 단체 공동체에 속한 사람인가에 따라 그 존재의 품위를 가늠합니다. 지역, 가문, 학교, 직장 등 이력서를 통해 사람 됨됨이를 판단하여 서로 관계를 맺고 일을 함께 하게 됩니다. 오늘 주님은 사람들 사이에 모여서 하느님을 모시고 하느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을 모으시려고 제자들을 부르시며 어부들에게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시며 제자들을 선택하셨습니다. 저도 고등학교는 상선 고등을 입학했으나 뱃사람 될 기질이 아니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수도원 가까이 있는 순심 학교로 자리를 옮기고 서울 신학대학에 들어가 사제가 되었습니다. 30에서 70까지 40년 일선에서 사람 낚는 사목자로 살다가 은퇴하여 20여 년을 수도원 골방에서 찾는 사람 만나고 묵상 글 쓰며 행복하게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말을 실천하며 살고 있으며 사람 낚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죽기 전까지 이 일을 하는 것은 저의 일이며 사명입니다. 요사이는 통신의 발전과 편리함으로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소식을 전하고 찾아옵니다. 제 카카오톡 안에 1,000명 이상 되는 사람과 통교하고 페이스북이나 수도원 홈페이지 안에 수천 명이 관계 지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명은 어떤 자리가 아니라, 자기 있는 자리에서 더 나아가 자기 속한 공동체 안에서 기도 내용대로 아버지의 나라에 살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이 시작은 가정입니다. 어느 날 요사이 청년들이 교회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교회가 비는 것이 걱정되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며 “신부님은 청년들을 어떻게 해서 하느님 나라에 살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묻기에 “요사이 MZ세대는 오히려 그들이 선생이며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얼마 전 컴퓨터가 고장 나서 어찌할지 모르다가 젊은 수사님 찾아 물으니 즉시 찾아와 작동되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때가 있었습니다. 가정이 믿음, 희망, 사랑을 배워 익히는 장소입니다. 믿음을 어릴 때 가정에서 익히지 못하면 기회는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기회는 또 있습니다. 그들의 현실에 맞고 기호에 맞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낚일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 있었던 일인데, 성당에 사람이 오지 않아 본당 신부는 매일 제단에서 기도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가 노래와 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사제는 성당 성가대서 “풍작, 풍작” 노래를 틀어 밖으로 소리를 내니 지나가는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들여다보고 감상하며 성당에 앉아 있다가 성당이 꽉 차게 사람이 모였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사목 일선에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농산물로, 도회지에서는 운동회나 잔치로, 기회가 있으면 돈을 아끼지 않고 산돼지도 잡고 소도 잡아서 잔치를 벌이니 사람이 모여왔습니다. 공단 안의 본당을 사목할 때 기업체 운영 위원회에 임원도 되고 하여 공장 방문을 통해 사람을 낚는 일도 있었습니다. 2년 10개월 동안 999 명에게 세례를 준 일도 있었습니다.

석전 성당에서 11년 사목할 때는 로터리클럽, 군청의 목요회 등 지역 유지들 모임에 들어가 군수 세 사람에게 세례 준 일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원도 그 가족에게도 영세 주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정입니다. 기도하는 가정, 하느님 말씀을 들려주고 듣는 가정이 신앙을 제대로 익히고 전하는 장소입니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 신앙을 잃지 않지만, 교육을 받지 못했으면 쉽게 잃게 됩니다. 모든 공동체가 하느님 믿음으로 성장하고 열매 맺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