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름의 의미를 따라 살게 된다. <요한 1, 35-42> 1월 14일

저는 이름을 세 개 갖고 있습니다. “이석진, 헨리코, 그레고리오”입니다. 부모님이 정해준 이름과 세례명과 수도자로 받은 이름입니다. 오늘 시몬 베드로는 부모님에게 받은 시몬과 주님이 정해준 베드로란 이름을 갖고 첫 번째 교회의 수장으로 교회의 초석이 되라고 “바위”라는 의미가 있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초등학교 때 제 이름으로 장난친 아이들이 “석진”을 놀리며 “썩은 쥐”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썩은 쥐”란 이름 때문인지 공납금도 내지 못하여 졸업식에 참석도 못 하고 졸업장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해방되면서 원산에서 일본 이름을 한국어로 바꾸어 부르면서 선생님이 한문을 풀어주시며 “이름이 대단하네” 하면서 “석”은 “주석 석” “진”은 “덜진 진” 하시며 “너는 세상에 큰 울림을 줄 사람이다.” 하시는 지나가는 말을 듣고 온갖 어려움을 참고 30살까지 억눌리고 가난을 극복하며 온갖 일을 다 했습니다. 면허 없이 운전하다가 17세에 유치장까지 들어가 조수가 차를 몰았다고 10일 구류 받고 5일 만에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0살이 되어 신품을 받고 교회 제단에서, 강단에서 울림을 주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90이 된 며칠 전에도 사람을 모아놓고 연속 2시간 강론도 하고 마음을 울려주기도 했습니다. 30살에 가르멜 수녀원 피정을 시작으로 40군데 수녀원 피정을 주관했습니다. 6년간 본당에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농촌 청년에게 농촌 개발과 생활 개선, 공의회 전달을 위해 강단에서 큰소리로 하느님 말씀 전했습니다. 부산에 3년 있는 동안은 부산 시내 본당과 울산까지 가서 신자들을 위한 피정 강론을 하며 하느님 말씀을 전 부산 본당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름값을 했다고 봅니다.

지금은 묵상 글로 페이스북, 수도원 홈페이지, 카톡으로 1,200명에게 매일 하느님의 글을 묵상하여 보내고 있습니다. “나비효과”같이 이름 있는 박사의 글도 이야기도 아니지만, 하느님 말씀의 전달자로 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주석 같은 주님의 말씀을 울려 퍼지게 합니다. 아마 이름값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가진 것, 든 것 없어도 하느님 내 안에서 움직이시며 성령을 통해 힘을 주셔서 이름값을 하도록 이끄십니다.

우리는 이름값을 하면서 살며 사람값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창조되어 사람답게 살고 진, 선, 미와 양심까지 주신 주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이란 노랫말처럼 밤이나 낮이나 어디 있으나 주님 생각에 젖어 주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어제 조금 어지러워 저녁기도 중 넘어질 것 같아서 몸을 지탱하다가 제 방으로 돌아가 방안에 함께하는 주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공동체와 함께하며 안정을 취하며 밤을 지냈습니다. 감사 찬미와 내일 쓸 묵상 글을 묵상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제 손으로 묵상 글을 쓰지만, 손끝과 머리끝에는 언제나 주님 함께 계셔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각자의 하는 일에 주님 함께 계셔서 영과 계시를 알아듣고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연중 2주부터 바른 믿음의 삶을 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