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지혜는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마르코 2, 1-12> 1월 12일

지식은 모르는 것을 알고 질서를 따라 사는 것이지만 지혜는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 질서를 뛰어넘어 길이 없어도 길을 가고, 장애가 있으면 돌아가든지 뛰어넘든지 새 길을 만들어간다.

사람이 배운 대로 아는 대로만 살려고 하면 발전도 성장도 없어집니다. 옛말에 “아는 것이 병이다.” 하는 말의 의미를 깨우치고 무엇을 알지만, 아는 것을 넘어서야 많은 난제를 풀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중풍 병자를 주님 앞에 데리고 가려 하니 들어가는 문은 사람으로 막혀있고 들어갈 길이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지혜를 짜내서 지붕을 뚫고 병자를 주님 앞에 내려놓아 병이 낫게 한 이야기는 상식을 벗어나지만, 인간의 지혜로 길을 만들고 해결의 길을 만드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런 일은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상식선에서 해당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저는 어려서 가난하여 중학교를 나오지 못했는데 중학교를 넘어서 고등학교 학생이 되어 대학까지 졸업했습니다. 늘 공부에 대한 염원을 갖고 어느 날 직장생활 하면서 한 달 미사를 드리며 주님과 약속했습니다. 기관장이나 선장이 되는 고등학교 수준의 상선 고등학교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18살 때 억지로 입학하여 공부를 시작하니 8개월 후 2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너는 뱃사람 될 기질이 없다.”고 하시며 인문 학교로 옮기라고 하여 서울서 부산으로 피난 온 백남 고등학교로 옮겼습니다. 비가 오는 봄철에 비를 맞으며 미사를 한 달 드리고 난 후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고 왜관에 오게 되어 순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신학대학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 길을 찾아가지 않았으면 망망대해를 누비며 살았거나 노동자로 살다가 여기에 나라는 존재는 없었을 것입니다. 없는 길을 만들고 안 되는 길을 찾아 나선 것은 상식적 지식을 넘는 행위입니다.

무리수를 놓아서라도 없는 길을 만들고 살아갈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지금은 인간적 노력으로 지혜를 얻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도움으로 얻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50여 년 전부터 당뇨를 앓고 있지만, 아직 큰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주님과 함께 있어 숨 쉬고 태양의 빛과 열을 받고 산과 들에 자라는 온갖 먹거리를 먹으며 나를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길이 없어도 길을 만들며 나가고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나는 팬 글라이더로 높은 산에서 걸어서 내려오고, 바다에서 배에 닻을 달고 바다를 건너는 것처럼 지혜는 없는 길을 만들어갑니다. 지혜가 없으면 쉽게 포기하고 절망에 빠지지만, 지혜가 있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해결해 나갑니다. 남을 속이고, 빼앗고, 거짓말로 사는 사람은 지혜는 없고 억지만 부리고 자기주장만 하다가 소멸합니다.

신앙은 어떤 의미로 가장 지혜로움을 만들어내는 공장과 같아서 믿음으로 주님의 도움 속에 희망을 살게 됩니다. 믿음, 희망, 사랑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