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받은 선물의 의미를 따라서 살자. <마태 2, 1-12> 1월 7일

하느님으로서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주님께 어떤 선물을 준비해 드렸습니까? 혹시 구유 앞에 엎드려서 드리기보다 청하지 않았습니까? 오신 주님께 “가져오신 것 다 주세요. 나는 힘이 필요합니다. 나는 재물이 필요합니다. 나는 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셨다면 오늘 동방의 박사들이 구유에 누워 계신 주님께 드린 예물을 놓고 생각해 봅시다.

황금, 유향, 몰약은 어린 주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고 선물은 받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어야 하지만, 이들이 드린 예물은 오신 주님은 왕 중의 왕이시고, 사제 중의 사제이시고, 예언자 중의 예언자이심을 알리고 증명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예물의 본질은 오신 주님이 사명을 마무리하시며 드러나고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황금으로 왕 중의 왕이신 주님은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 하심은 나를 섬기라고 하시지 않고 너를 섬기는 데 사용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유향은 사제 손에 들려 제사를 드리고 향기를 품어냅니다. 예물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은 “나는 무엇을 받으러 오지 않고 내 몸까지 내주려고 왔다.” 하시며 십자가의 제물이 되어 나누어 주셨습니다.

몰약은 변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사람의 명성을 보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은 생명이며 사랑으로 변하지 않다는 것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 하늘과 땅이 창조되고,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 뜻이 전해집니다. 주님은 “내 말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려고 왔다.” 하시며 주의 기도 안에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공현 축일을 지내면서 주님이 보여주신 아니,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믿음으로, 주님의 종으로 주님 섬기고 귀하게 창조된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으로 내 창고, 내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하여 일하며 얻은 것을 나누는 삶이 참 제사이며 사제의 역할입니다. 제사 때 헌금 받아 교회의 필요한 것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나만의 희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희망이어야 합니다. 참 사제는 하늘의 것을 땅에 가져오는 사람입니다. 저쪽 것을 이쪽으로 가져오고 강 건너 것을 가져오기 위해 다리를 놓는 것처럼 다리 역할을 하는 자리가 사제의 자리입니다.

몰약은 소금과 같이 썩는 것을 방지하며 변하지 않게 하듯 너와 나의 관계를 변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성경 안에 하느님 말씀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하느님 말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길은 기도 속에 하느님과 하나 되고 뜻을 합치는 것같이 항상 기도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너와 나 사이에 말이 끊어지고 소식이 없어지면 “사랑은 인제 그만”입니다. 서로의 생명이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집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주님 찾아가는 기도의 길을 놓지 않고 항상 기도하는 삶을 살면서 하느님 앞에 잊히지 않도록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에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왕처럼, 사제처럼, 예언자처럼 살아야 한다는 의미를 싹트게 하고 자라서 꽃피고 열매 맺으며 살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