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정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거룩하셔라. <루카 2, 22-40> 12월 31일

예수, 마리아, 요셉으로 형성된 성가정을 추모하고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가정 축일을 지내며 모든 가정이 성가정을 따라 거룩하게 되려고 합니다. 가장 큰 행복은 가정의 거룩함입니다. 거룩함이란? 서로 자비롭고, 일치하고, 생명이 되어 서로 사랑하며 사는 가정입니다.

우리는 주의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의 거룩하심이 빛나도록 간청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살고자 합니다. 하느님 나라를 살고자 하는 사람은 자비, 일치, 생명을 서로 받으며 참 자유, 참 일치, 참 생명을 함께 사는 가정입니다. 요셉은 태 안에 있는 생명을 받아들이고 성모님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하며 하느님의 뜻을 따르셨습니다. 온갖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주님 따라 이집트까지 피난 갔다가 돌아오기도 하셨습니다.

저도 12살 때 부모님 따라 북쪽에서 잘 살던 환경을 버리고 괴나리봇짐 하나 메고 남쪽으로 내려왔기에 왜관 수도원에 들어오고 수도사제로 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공산당을 선호하고 따르셨으면 이미 죽거나 이 거룩한 자리에 있지 못하고 저세상에 갔거나 여기 없을 것입니다. 주님 따라 월남해서 영세 신부를 만나 그 밑에서 보좌까지 하고 40여 년을 일선의 사목자로 살았고 지금은 수도자로 수도원에서 성탄 8부 미사, 기도 등 빠짐없이 실천하면서 감사 기도와 찬미 기도를 드리며 일하고 있습니다.

수도 가족이야말로 성가정입니다. 각자 어려운 조건에도 하느님 뜻을 따르려고 외롭고 힘든 조건을 받아들이며 형제를 사랑하고 그들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이기적 조건을 내세우고 따라 살려고 하면 불협화음이 일어납니다. 불편하지만 종소리에 일어나고, 기도하고, 일하는 삶은 일치에 도움이 되고 서로 사랑할 기회가 됩니다.

한 가정이 행복해지려면 서로 자비심을 가지고 용서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 집에 살 때 어머니와 의견충돌하고 “성당에 안 갑니다.” 하고 주일 날 성체강복도 가지 않고 집에 혼자 있었습니다. 묵주기도 환희를 하다가 5처에서 눈물을 흘리며 뉘우치던 생각이 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으로서 부모에게 순종하며 나자렛으로 돌아가 순종하시며 몸도 튼튼하고, 지혜도 출중하시고, 하느님 은총을 충만히 받으시며 사셨는데, 저 같은 존재가 뭐 어머니보다 낫다고 용심을 부렸나 해서 돌아오시는 어머니 앞에 무릎 꿇고 용서 청하고 순종하며 살았습니다.

성가정은 서로 용서하고, 서로 희망이 되어주고, 자기를 버리고, 너를 받아들이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도 자비, 일치, 생명이 흐르는 가정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성가정의 제일 큰 의무는 권력도 아니요, 돈도 아니요, 명예도 아닙니다.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새해 더욱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