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줌으로 받은 큰 은총 <루카 2, 22-35> 12월 29일

비우지 않으면 새것은 받아 담을 수 없습니다. 쓰레기 같은 것이 가득한 그릇의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더 좋은 것을 담지 못합니다. 시편 “주님에게 새로운 노래를 불러 드리자”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새 노래를 부르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 마리아는 주님을 아버지께 봉헌하고 성전에서는 시메온은 주님을 만나기 위해 밤낮으로 성전에서 기도하고 한나도 같은 시간에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현존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감동의 시간을 보는 우리는 주님을 만나고 함께하기 위해 자신을 비워야 합니다.

주님을 직접 보게 된 사람은 이렇게 부르짖으며 “이제 편안히 세상을 떠나도 된다.”고 기도합니다.

저는 하느님을 보지도 못하고 그저 절차에 따라 신학 공부하고 사제가 되어 임무를 다하려고 살다가 절망을 느껴 사제 생활을 중단하려고 마음먹고 수도회와 교회를 떠나려고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본당에 본당신부로 있을 때 본당에 냉방 시설을 하려고 모금하는데 어떤 귀부인이 찾아와서 “신부님 정신 있습니까?” 하여 “네, 있습니다.” 하니 “정신없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에어컨도 있고 선풍기도 있어서 여름에 시원하게 지내다가 성당에 기도하러 와서 땀 흘리며 공로를 쌓고 사는데 성당이 시원하면 내 공로를 빼앗은 사람이 됩니다.” 저는 “주일날 다섯 대 미사를 드리는 때도 있는데” 하니 즉시 “신부님은 그렇게 사시려고 그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다 받아들여야 하지요” 하기에 절망을 느끼고 ‘이렇게 살다가 평생 아무런 의미도 없이 살겠다.’ 생각하고 수도 직과 사제직을 놓고 교회를 떠나려고 결심했습니다. 본당을 떠나 일단 수도원으로 들어가 있으니 어느 공주 같은 수녀님이 찾아와서 “피정하고 결정하세요.” 하여 피정하면서 “주님 피정하는 동안 제 앞에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시면 살겠지만 아니면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피정하면서 주님을 만나게 되어 여기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하루는 주님이 “참으로 나를 보려면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버려야 한다.” 하시기에 “사제직까지 내려놓으려 하는데 무엇을 더 내려놓을 것이 있습니까? 하다가 그제까지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그 시간부터 담배 끊고 며칠을 지내는데, 아침에 거울을 보다가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존재가 비춰서 “너 누구냐?” 하니 “내가 하느님이다.” 하기에 “아니, 내 모습인데?” 하니 “성서를 처음부터 다시 보라” 하시기에 창세기 1장에서 이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가 너를 만들어 살게 한 것은 나를 닮도록 만들었다.” 하시는 말씀을 마음 깊이 듣고 ‘하느님 나와 함께 살고 있었구나.’ 하며 깨우치고 나를 볼 때 하느님 모습 보고 너를 보면서 하느님 모습을 보고 살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창조하시며 “우리의 모습을 닮도록 만들자.” 하며 사람이 창조되었습니다. 이로써 삼위일체인 하느님 내 안에, 너 안에 현존하시게 되었습니다. 만나고 접촉하는 모든 사람 안에 하느님 찾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비우면 하느님 그 자리에 현존하십니다. 모두 주님 만나서 자유, 평화, 기쁨 누리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