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을 다 하셨다. <루카 18, 35-43> 11월 20일

사람으로 오신 주님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시고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처한 곤경에서 구해주시고 해결사 셨습니다. 오늘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보게 하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따라 해야 할 일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해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상담하다가 제가 90이 되었다고 하니 “정정하십니다. 이빨도 모두 성하십니다.” “아니요, 사실은 14개가 임플란트입니다.” 고백하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예전에 2년간 이빨이 모두 빠져서 잇몸으로 죽을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잇몸에 하나하나 이를 심을 때 힘들었습니다. 한동안 틀니로 살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먹는데 불편 없이 살고 있습니다.

살면서 불편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며 살아야 합니다. 그중 가장 필요한 것은 정신적 영적 부족을 채우는 것입니다. 만족을 모르는 우리의 욕망은 죄의 길에 들어서서 악으로 가득 찬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런 것을 극복하려면 하느님의 자비가 필요합니다. 미사 중 자비송은 의식하면서 청하는 기도라야 합니다. 전례의 한 부분으로만 생각하면 본질을 잃고 미사 드리는 사람이 됩니다.

며칠 전 시편 기도를 하나다가“하느님의 법을 괴하는 사람 행복하다.” 하는 말에 “괴”가 무슨 뜻인지 통하지 않아 돋보기를 끼고 한글 사전을 찾아보니 뜻이 있는 말인데 모르고 지난 것을 찾아내서 기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옛말, 사랑한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법을 사랑하는 사람” 다시 고쳐 기도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기도인가? 깊이 알아듣고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같이 흔히 기도하는 내용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 보고 하는 것과 보지 않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시고, 못 보는 것을 보게 하시고, 못 듣는 것을 듣게 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믿음, 희망, 사랑을 갖고 살아 있는 한 보고, 듣고, 배우고, 깨우쳐서 더 진실하게 사랑하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