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주신 것의 성장과 결실을 보자 <마태 25, 14-30> 11월 19일

내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하느님이 주신 것인데 우리는 자기 것인 양 창고에 감추고 나눔이나 성장을 방해하고 더 많은 결실을 보지 못하면 받은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고 사람들에게 보살피고 다스리라 하셨습니다. 봄에 심은 씨앗이 가을에 땅에서 풍성한 결실을 보는 것처럼 사람의 지혜와 활동으로 모든 것이 자라고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주어야 합니다.

오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봉지에 싸서 땅에 묻어서 씨앗 그대로 싹을 틔우지 못하다가 주인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더 많은 것을 받지 못한 비유의 말씀은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으로 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마음과 정성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인간의 몸은 많은 기관을 10개월 동안 만들어 손, 발, 눈과 귀, 입과 항문까지 만들고 내장까지 다 만든 다음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다만, 이빨만 씨처럼 심어지고 보이지 않습니다. 나서부터 하나하나 자라고 음식을 씹을 수 있도록 나타납니다.

그러나 모든 기관이 숨겨져 있으면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하게 됩니다. 듣지 않으면 말을 못 합니다. 보는 연습, 듣는 연습, 걸음을 걷는 연습을 하면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예전에 중국 사람 중에 오그라든 발을 가지고 사는 여인들이 있었는데 도망갈까 봐 발을 크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같이 성장을 중지하거나 발전시키지 않으면 쓸모없는 기관이 됩니다.

이에 연계되어 우리의 영적 삶도 듣고, 배우고, 지혜로우면 더 좋은 영적 삶을 살지만, 배우고 듣고 연구가 끝나면 영적 삶도 중지됩니다.

어제 85세 되는 신자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수도원에 기도하러 오셔서 2시간 면담하면서 “기도해야 하고 기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 분심 때문에 기도가 재미없어요. 그런데 분심이 즉, 잡생각이 들어서 오래 기도하지 못하고 하느님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시기에 분심 없이 주님과 대화하고 기도에 열중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니 “오늘 잘 배웠습니다.” 하고 돌아갔습니다.

기도는 입으로만 중얼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주님과 하나 되어 기도해야 하는데....’ 하며 기도의 마지막 관상의 경지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잘하려면 하느님 말씀을 들어야 하는데 만일 성경책이 책장에만 있으면 하느님 말씀 듣지 못하고 대화가 성립하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면 사랑이 아닙니다. 오로지 당신만을 생각하는 것처럼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도에 생각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고 열정을 다하면 분심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마음을 집중하고 믿음, 희망, 사랑을 나누며 기도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받은 은총이 자라서 결실을 보도록 합시다.

오늘은 가난한 이들의 날입니다. 받은 힘은 봉사에, 받은 재물은 나눔으로, 받은 인정은 친교를 위해 함께함으로써 가난한 사람 도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