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준비 없이 주님을 만날 수 없다. <루카 14, 25-33> 11월 8일

준비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될 수도 없다. 집을 지으려면 땅을 고르게 하고 기초를 잘 만들어야 하고, 사회적 일꾼이 되려면 배워야 하고, 자기 안에 있는 것을 비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마음에 담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비우고 채우지 않으면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저는 나이 들면서 어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채우며 성장의 원칙을 따라 살면서 지금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 내가 무엇을 하였고 어떤 위치에 있었다고 하면서 지난날에 매여 살면 오늘 새롭게 태어날 수 없습니다.

시편에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불러드리자.” 하는 기도 찬미가는 저를 앞으로 나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릇도 지난날 음식을 버리고 새로운 음식을 담아 먹게 합니다. 매번 어제 음식을 버리지 않으면 그릇 안의 음식은 곰팡이가 생기고 먹지 못하게 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제만 생각하고 오늘 새날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안된다는 생각보다 오늘은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나쁜 버릇도 고쳐집니다.

저는 믿음을 갖고 주님을 믿고 살다가 참믿음은 믿는 것만이 아니라 믿음을 살아야 함을 깨우치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어느 날 “하느님, 보고 싶습니다. 보여주세요.” 하고 기도드리니 “가진 것을 모두 버려라.” 하시기에 “다 버렸는데요” 했지만,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은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십 년 피우던 담배를 끊으니, 주님이 당신 자신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후 3년은 수도원에서 재수련을 하며 비우고 또 비우고 살고, 3년은 수녀원 지도를 하면서 채우고 채우면서 사목적 열정을 키워 45년을 사목자로 본당 사목을 하면서 열심히 사목하다가 70에 은퇴하고 수도자로 20년을 살아갑니다. 버리고, 채우고, 준비하면서 살도록 하시며 여기까지 온 것은 주님의 빛과 생명의 은총이었습니다. 준비 없이 버리고 채우는 삶을 살지 않고 어제 일, 과거에 매여 있거나 벗어나지 못했으면 믿음은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본당 인사이동 시 버리지 못하면 다른 곳을 가지 못합니다. 어떤 때는 인사이동이 불만스러워도 떠나고 보면 ‘잘 떠났구나’ 생각되고 하느님께서 더 좋은 경험 속에 새로운 열과 사랑을 주십니다. 수많은 사람 만나고 헤어졌지만, 아직 남아 힘이 되는 분이 있으며 그 힘으로 힘을 얻고 힘이 되어줍니다. 저는 주님을 찾습니다. 어디서나 찾으면 보이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고 믿음, 희망, 사랑을 주시는 하느님을 사랑하며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어제는 없고 오늘만 여기 있습니다. 여기 계신 주님 사랑하고 따라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