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은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루카 14, 12-14> 11월 6일

착한 사마리아인은 보상을 바라며 죽어가는 사람 위해 선을 행한 것이 아닙니다. 가진 바를 다 내어주며 고통당하는 이를 도와주었듯이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을 기대하고 하는 행위가 아니어야 합니다. 자기 낯을 세우거나 상 받기 위해서 하는 행위는 진실한 사랑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셨으며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드리라고 하시지 않으며 우리에게 자비와 지혜를 주십니다.

저는 90년을 살면서 주님이 주시는 것을 공짜로 받기만 했으며 아무런 보상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다만, 하느님이 자비로우신 것같이 자비를 따라 살 뿐입니다. 혹시 이렇게 수도자로 사는 것이 하느님께 보상하는 길이라고 말한다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 삶은 더 은혜롭고 은총 속에 사는 삶입니다. 나이 많다고 요양원에 가라고 하지 않고 사람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선후배 간에 서로 염려하며 보살피고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나이 80이 넘은 동생 수녀가 무릎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동료 수녀님들이 돌보시는 현장을 보고 ‘저 늙은 나이에 자식들도 버려두는데...’ 하면서 형제보다 더 잘 보살피는 모습에 수도자로 사는 것이 희생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접받고 보살핌 속에 사는 것에 감사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저도 같은 맥락입니다.

내 몸 하나 드림으로써 삶 전체를 받았으니, 보상을 기대할 것이 없지만, 주시는 것을 감사와 찬미로 받아 자비와 지혜를 펼치며 살아가야 합니다. 어떤 이는 자리를 탐내고 “나는 왜 안 주시냐?” 하지만 지금 있는 자리가 나에게 가장 합당한 자리입니다. 늘 있는 자리와 받은 것을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지속적 은총 안에 살지만, 불평불만으로 살면 바람에 겨 날아가듯이 모두 날아가 버립니다. 어떤 이는 제가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 좋은 것을 주시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하며 “하느님 참으로 계십니까?” 합니다.

저는 “성호경은 몸에 늘 십자가 표시처럼 플러스만 있고 마이너스는 없다.”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플러스이지 마이너스는 없다면 우리가 시공간에 얻을 수 있는 것 다 얻고 살았으나,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 영원히 함께 살게 하십니다. 이보다 더 큰 은총이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이 주시는 분명한 보상을 기대하며 세상의 보상을 무시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받으려고 주지 않고, 받지 않으려고 주는 사람 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