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것은 알지만,보이지 않으면 모른다. <루카 12, 54-59> 10월 27일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도 하느님을 모르고 온갖 방해와 박해하는 것은 옛 예언자들이 전해주는 하느님 말씀을 부정하고 말하는 사람을 죽인 것과 같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감추어진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식 뒤에 감추어진 의미를 모르면 알아도 참 진실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가 물가의 상승은 김밥 한 줄이 만 원 하는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세상은 변화가 빠른데 설마 하다가 고난의 길을 가게 됩니다. 경험하고 지난 다음에야 알게 되는 일과 경험하기 전 아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아는 것과 깨우치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지식 나누기보다 경험 나누기가 더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같은 성경 말씀도 문자 풀이하는 사람과 경험에서 얻은 것을 말하는 사람의 말은 서로 다르며 지식과 경험이 겸비한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지식과 현실이 자기 안에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사람의 됨됨이는 겪어보아야 알고 음식의 맛도 겉으로 보아 모르고 맛을 보아야 압니다. 믿음도 경험을 통해 간증하지, 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60년의 사제 생활로 만나는 사람에게 정확한 하느님 지식을 현실적으로 풀어 주는 것입니다.

가끔 과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믿을 수 없어서 아무리 날카로운 메스로 몸을 분석해도 영의 모양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각자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 마음을 본 사람은 없지만, 각자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존을 의식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힘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과학의 힘으로 자연현상을 분별하고 질서를 찾아 나열할 수 있어도 없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요사이 벌이 사라진다고 하고 벌이 없으면 인류가 지구상에 못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은 사람의 생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님이 오셨을 때 그 당시 사람은 눈에 띄는 가장 큰 형벌로 주님을 십자가에 죽게 하면서 결론을 얻으려고 했지만, 주님은 바로 십자가의 은총으로 세상을 죄악에서 구하시고 천국 문을 열어놓으셨습니다.

십자가가 구원의 도구가 되었듯이 오늘 고통의 소식이 내일 더 좋은 은총이 되고 더 큰 기쁨이 되는 것을 깨우치기를 기도합니다.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말고 더 큰 희망 속에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