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이다. <루카 9, 23-26> 9월 20일

살아가는데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고 없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숨 쉬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고, 태양의 빛과 열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살 수 없으며,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살지 못하고 생명의 절대적 필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창조해 주신 하느님과 온갖 악과 죄로 시달리는 사람을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을 믿고, 희망 얻고, 사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믿음을 갖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행위입니다.

오늘 믿음을 지키며 주님을 따라 살려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믿음을 살아야 한다고 하시고 살기 위하여 믿음으로 목숨을 잃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 믿음을 지키고 살려는 제자들은 믿음으로 자기 생명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생명을 받으셨으며 이 역사는 30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우리 힘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믿음을 지키려고 100년이란 세월 목숨 바쳐 신앙을 지키고 전해 주었습니다.

이 작은 나라에 성지는 모두가 순교와 연관되는 장소입니다.

성지순례가 9월에 이어지는 것은 우리 믿음을 절대적 차원으로 옮겨놓기 위함입니다. 우리나라의 순교 역사는 선교사들의 믿음을 지키려는 절대적 의지를 보여주고 증명해 주었습니다.

이 나라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로 갈라져 종교를 말살하는 공산주의에 의해 무참히 죽어간 선교사, 신자들이 현대사를 믿음으로 수놓고 있습니다. 우리 수도원만 해도 북쪽에 38인의 순교자가 있고, 성당 입구에 시복을 위한 사진이 있으며 기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살아있는 믿음의 사람들에게 “순교자의 달” 의미는 성지순례나 하고 돌아오는 관광 행위가 아니라, 힘써 절대적 행위를 본받고 우리도 기회가 오면 믿음을 지키려고 순교 대열에 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순교 정신이 강하지 못한 믿음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순교대열에 들지 못합니다. 저는 수도 생활이 맞지 않아서 퇴원하는 사람에게 수도원 나가도 하느님을 떠나지 말고 믿음을 지키라고 권고합니다. 수도 생활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지만 믿음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기 목숨이 죽음으로 없어지지만, 믿음은 죽음으로도 없어지지 않으며 새로운 생명을 살아야 합니다. 저는 죽으면 제일 먼저 안드레아 신부님 찾아 “그 젊은 나이에 어떻게 믿음을 지키려고 목을 내밀고 참수당하셨습니까?” 묻고 싶습니다.

순교자의 달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셨습니까? 생각 없이 여기까지 오셨으면 뒤를 보시지 말고 앞을 보세요. 네 믿음이 순교자의 믿음을 따라 살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의 이익이나 탐내고 편하고 안락한 삶만 밀고 나가고 있었으면 방향 조종을 해서 주님께로, 주님이 가신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에게 믿음, 희망, 사랑을 주시려고 십자가에 돌아가신 주님 따라 살고,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믿음을 지키도록 서로 기도하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