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다. <마태 14, 22-33> 8월 13일

야곱이 길을 떠나 헤맬 때 천사들이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인간이며 신적 요소를 지니고 현실을 초월한 삶을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것은 시공간의 한계를 느끼며 살지만, 신적인 것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살게 합니다. 눈앞의 일에만 마음 쓰고 얻으려고 하면 쉽게 절망을 느끼지만, 초월하면 장애를 넘을 수 있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걷고 싶다고 하면서 인간의 영역에 머물러 있으며 눈앞의 일만 생각하여 두려움에 싸여 물에 빠지게 되었지만, 신적 영역으로 들어갔으면 믿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는 한마디 구원을 청하는 말로 주님의 손을 잡고 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인간적 영역에서만 살면 넘어지고 빠지고 끝장을 보게 되지만, 영적 영역으로 살면 끝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 있으며 기대하지 않던 일을 보게 됩니다.

어제 유튜브에서 지구학을 연구하는 교수와 아나운서의 대담 가운데 기후의 변화로 남극에 비가 오고 지구의 주축이 매년 움직이며 변화가 있다고 하니 “이제 지구가 끝자락에 왔습니까?” 물으니, 교수는 “아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을 듣고 인간적 영역은 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음은 인간적 영역이며 개인의 죽음은 우주 끝자락에 있어서 하늘과 땅의 모든 것에서 떠나고 세상의 끝자락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은 세상의 끝입니다. 아무리 모든 죽음의 자애를 피해서 살아남는다 해도 죽음은 모든 이의 고통 과제입니다.

요사이 상담자 중에 많은 이가 “남편이 죽었습니다. 아들이 죽었습니다.” 죽음의 문제를 들고 찾아옵니다.

어느 날 경주의 천마총을 방문하면서 깊은 명상에 빠진 일이 있습니다. ‘이 화려한 무덤, 살아서 죽음을 맞이하여 세상에 오래 남기고 싶어 묘를 침범하지 못하게 했지만, 관광용 구경거리로 전락했네’ 하면서 죽음은 인간적 영역의 끝이며 내가 죽음으로써 세상의 종말입니다.

저는 인간의 영역에 하느님이 살아 현존하신다는 믿음이 나를 지탱시켜 주는 것을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비행기 일등석을 타고 목적지에 가면 비행기 안에서의 문제이지 비행기 밖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제 지구의 자전 문제는 있지만, 공전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혼자서 ‘하느님 중심의 삶은 변화가 없고 지구 자체 문제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영의 세계를 알고 믿으며 희망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삶이라 여기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되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고 사는 것, 죽음이 임박해도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자세가 믿음의 행복입니다.

모두가 주님 안에 행복 찾으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주님만 바라보고 앞으로 나가지 않고 높은 파도만 본 베드로 사도같이 두려움으로 살지 말고 영적 삶의 의미를 알고 길을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