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어떤 사람을 일꾼으로 부르시나? <마태 10, 1-7> 7월 12일

주님은 율법 학자나 부자나 힘 있는 사람 중에 제자를 선택하지 않으시고 어부, 세리, 어린이 중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선택하셨습니다. 만일 학자나 기득권자나 부자를 선택하셨으면 교회는 지금까지 유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십인십색으로 서로 잘났다 하고 하느님의 구원이 불가능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어부와 세리 중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 중에서 제자들을 선택하셔서 가르치시고 믿음, 희망, 사랑으로 나가도록 이끄셨습니다. 마지막에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반대자를 선택하셔서 교회의 초석으로 삼으셨습니다. 교황님들도 좋은 가문,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이름 없는 가정의 사람입니다.

젊어서 고깃집 주인의 앞주머니에 많은 돈을 부러워했지만, 지금은 교회의 지도자로서 많은 말씀으로 가장 가난한 마음으로 믿음, 희망, 사랑을 갖게 하고 복잡한 현대 상황 안에서 풍파를 가르며 황해하듯이 교회를 이끌고 가십니다.

우리가 어울려 사는 공동체는 높은 학문을 갖고 힘 있는 권력자나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수도원에서 유학 보내고 박사학위 받은 사람들의 힘으로 살지 않는다는 증거는 철학 박사로 이름난 사제가 제일 먼저 수도원 나가시고 그 후 로마에서 공부하고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도 수도원 밖에 살거나, 떠나거나, 남아있지 않습니다. 제 아래로 유학 1호 되는 사람은 사제가 되고도 외국에서 퇴원하고 의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이름있는 사람들이 수도원을 떠나 제 밑으로 3년간은 아무도 수도원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제일 꼴찌 자리에 있었고 보잘것없는 저만 70여 년을 남아서 끝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이유는 보잘것없는 존재라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떠나서 하느님마저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은 스스로 잘났고 주님을 찾을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겸손과 온유한 사람만 하느님 나라에 살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의 위치, 입장, 형태를 자각하면 주님 떠나서는 살 수 없다고 느끼면 난관을 극복하고 아버지 집에 남게 됩니다.

저는 한 번도 ‘나는 왜 저런 사람처럼 힘 있고, 많이 가지고, 이름있는 존재가 아닌가?’ 비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존재 이전의 나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 세상 끝날 나의 모습은 먼지로 돌아가고 남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 기도의 중심은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는 것도 감사, 저런 사람 밑에 있는 것도 감사, 내 삶의 기쁨뿐입니다. 서로의 약점을 버리고 사람은 누구든지 끌어안으면서 더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합니다.

악몽의 사건이 있었어도 전날의 모습에서 자기를 찾지 말고 지금 이 모습에서 자기를 찾아 만나면 모든 것이 행복이 됩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과 행복한 관계 이루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