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틈으로 악이 숨어듭니다. <마태 18, 19-22> 6월 25일

손잡고 함께 가는 길에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현존하지만, 잡은 손을 뿌리치고 혼자 가려는 길은 온갖 쓰레기 같은 오물이 숨어들어 악취를 만들고 모두를 부패하게 합니다. 기도의 시작은 “주님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인사 나누며 주님의 현존 안에 살게 됩니다.

주님의 뜻은 너와 나를 가르고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되게 하시며 기본자세를 위해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시며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너와 나 사이에 꽃병이 있는 것과 약병이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태입니다. 선과 악의 차이는 일치냐 분리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1950년도 한 맺힌 전쟁의 시작과 온갖 악의 생산을 보게 된 소위 6·25란 전쟁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며 그 길을 가지 않고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일치는 성한 것이 하나가 되어야지 한쪽은 성하고 한쪽은 상한 것은 일치할 수 없습니다.

둘이 하나가 되려면 믿음, 희망, 사랑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나는 너를 믿을 수 없고 희망도 없고 사랑도 없으면 일치는 불가능해집니다.

믿음, 희망, 사랑을 가지려면 기본적 자세는 서로 가난한 마음입니다. 사실 우리는 미사 때 고백하듯이 죄와 악의 화신입니다. 미사를 드리려 성당에 들어오기 전 세상의 죄악으로 오염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우리와 하나 되기 위하여 불쌍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죄를 용서하시고 깨끗하게 하시며 미사 드리게 하십니다. 그 후 주님의 말씀 안에서 믿음, 희망, 사랑의 말씀을 전해주시며 듣고, 깨닫고, 따라 살기를 바라시며 생명의 말씀, 영의 힘이 되는 말씀을 주십니다.

용서하지 않고는 일치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게 하는 길은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7 곱하기 70번 490번을 용서하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이는 “나는 한 번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 하면 둘 이상 함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결혼할 때 믿음, 희망, 사랑으로 시작한 일치의 길을 한 번의 실수를 용서하지 못하면 용서하지 않은 사람의 큰 탓입니다.

죄 없는 세상에 살 수는 없습니다. 6·25의 노랫말처럼 그날을 잊지 못하고 복수의 칼날만 갈고 있으면 통일의 길은 멀어져갑니다. “너 없이 잘만 산다.”하고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산다면 같은 민족의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나라와 나라, 너와 나는 모두 주님의 현존 안에 살아야 바르고 행복하게 살게 되는데 한 번의 잘못을 용서하며 주님과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비는 겸손과 온유함에서 이루어집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행복합니다. 하늘나라가 그의 것입니다.”

이 말씀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 “너희 가운데 내가 있겠다.”라는 말씀은 화해하는 사람 가운에 주님 계시겠다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