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보여주고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마태 6, 1-6. 16-18> 6월 21일

어떤 이가 자기 선행을 알리고 보여주기 위하여 행한다면 그 선행은 자기를 위한 것이 됩니다. 진실은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증명되고 알려집니다. 어떤 이가 상 받기 위해 선한 행위를 한다면 상을 받으면서 그 가치는 사라집니다.

오늘 복음에 선행, 기도, 단식의 행위를 그 목적대로가 아니고 드러내고 알리기 위한 것으로 행하면 어떤 행위로 상급이 주어지고 드러나지 않은 일은 모든 이에게 유익한 일이 됩니다.

포장지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내용물을 취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갑니다. 아침에 아름답게 화장하고 나온 사람은 후에 본 얼굴이 드러납니다. 화려한 옷은 늘 입고 사는 것이 아니라, 옷장에 필요할 때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본질을 생각하고, 의미를 알고, 행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믿음도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진실이 있어 믿음을 갖게 됩니다. 기도, 선행, 절제 생활은 다른 이에게 자랑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편하고, 안락하고, 이름을 들어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성당에서 영세하고 성당에 잘 나오던 사람이 성당에 나오지 않아서 왜 안 나오시느냐고 물으니 “이제 소원이 이루어져 안 나가도 됩니다. 병 고치러 나갔는데 병이 나았으니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믿음은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효도하듯 의무이며 실천해야 할 행위입니다.

며칠 전, 이장하는 묘지 축복을 위해 창마 묘지에 갔다가 이 세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종이 한 장에 싸여 무덤에 묻히는 현상, 세상의 모든 의미는 그렇게 꾸미고 장식하던 몸을 화장하여 흙에 들어가는 현상에 ‘내가 세상에서 기대할 것이 무엇인가?’ 죽으면 땅에 묻히고 살아있는 사람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내 것은 없습니다. 내 것으로 생각하고 찾아보니 빈 깡통이며, 비어있는 그릇이며, 소리쳐 찾아도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 손, 내 발은 허공을 치고 있으며 눈은 보이지 않고 귀는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향기 나는 꽃도 그림 속에서는 향기가 없으며 젊음을 자랑하던 모습도 주름진 얼굴만 시간은 만들어 줍니다. 자선과 기도, 단식은 그 행위 안에서 의미가 있지 의미를 떠나서는 가치가 사라집니다.

보물을 땅 위에 쌓지 말고 하느님 안에 쌓아 영원한 세상에서 더 큰 기쁨을 주님과 함께 누리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