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육의 양식은 구하는 마음에 있다. <요한 6, 22-29> 4월 24일

영의 양식을 구하라고 하시며 영의 양식은 주님을 믿는 것이라고 하셨지만, 그 믿음만이 아니라 어떤 마음에서 구하는 것인지는 다른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주님은 육신을 살리는 음식이 필요 없다는 말씀이 아니라,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하셨습니다.

육의 양식은 머리로 즉, 지식으로 얻지만, 영의 양식은 마음으로 얻게 됩니다. 육의 양식은 지식, 의식, 능력으로 얻지만, 영의 음식은 믿음, 희망, 사랑으로 얻게 됩니다.

세상에서 생명을 유지하려면 먹고 마시고 영양가가 필요하지만, 영의 생명은 깨끗하고 순수한 믿음과 절망 중에도 희망을 품고 준비하며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서로 용서하는 자비심이 있는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보고 듣고 깨닫기 위하여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신 것같이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 바로 믿고 바로 희망하고 바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유, 평화, 기쁨의 삶을 살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의 본질은 성부, 성자, 성령이 사랑으로 하나 되는 것같이 우리도 하느님 사랑 안에 하나 되어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사는 생명입니다.

주님이 직접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 내용도 전반부는 영의 삶이면 후반부는 육의 삶입니다. 영이나 육이나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사랑입니다.

주님을 믿고 사랑하는 것처럼 세상도 믿고 사랑해야 하고, 사랑받아야 합니다. 세상에 살아있는 한 의식주가 누구나 필요합니다. 빵을 구하는 마음은 당연한 행위입니다.

오늘 복음은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말고, 가지도 말고, 오지도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주님을 찾는 이유가 그것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놓아도 마음이 하나 되지 못한 밥상은 먹어도 마셔도 헛것입니다.

한 밥상에서 서로 믿고, 희망하고, 사랑해야 자유롭고, 평화롭고, 기쁨이 넘치는 자리가 됩니다.

다만 먹기 위해 일하고 돈이 필요하다면 영을 가진 하느님의 으뜸가는 창조물이 아닙니다.

이기적 사람, 욕망이 가득한 사람, 무기력한 사람, 자기 앞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옆도 뒤도 돌아보고 살피는 사람이어야 영의 인간입니다.

머리로 많은 것을 아는 사람보다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이 주님을 믿는 사람이고 정의로운 사람보다 자비로 서로 용서하며 사는 사람이 주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힘 있고, 가진 것이 있고, 아는 것이 많다고 교만한 사람, 강한 사람보다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주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영으로 충만한 사람,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이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하신 것같이 오늘도 파스카의 신비를 즉,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사람이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