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시작한 일은 영원하시다. <요한 6, 1-15> 4월 21일

사람이 시작한 일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한동안 신앙촌이란 이름으로 기독교계를 뒤흔든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기장 한 곳에서 몇몇 추종자만 모여 살고 있습니다. 정치지도자도 시대를 지나가면 역사적 산물로만 남아있고 현실과는 떨어져 역사의 뒤안길에 머물게 됩니다.

하늘과 땅이 창조되면서 일을 시작하신 하느님의 일 가운데 주님이 오셔서 이룩하신 일을 통해 하느님의 일은 영원하시다는 사실을 믿고 역사의 흐름 속에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는 일이 주님의 뜻을 떠난 일이면 없어지고 사라집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시작한 단체가 주님의 뜻을 거스르면 사이비, 아니면 한 인간의 욕망에 머무르게 됩니다.

아무리 대형 교회도 주 목사가 사라지면 재산 분할로 시끄럽고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름있는 교회도 쇠퇴합니다. 나라도 1,000년을 넘지 못합니다. 인간적 이해타산이 걸려있으면 어떤 공동체도 진실과 사랑으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가정의 파괴는 제가끔 욕심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자들을 감옥에서 보내면서 그들은 하느님의 일이 아니면 없어졌을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흩어지고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 가톨릭만큼 보편적이며 역사의 앞에 서 있는 공동체는 없지만, 지엽적으로 시대적으로 흥하고 망하는 시대가 있었고, 있습니다.

저는 60년 사제 생활에 지역과 일을 옮겨가고 한 연고로 늘 새로운 마음으로 그곳에 적응하여 일하다가 보니 나를 챙기고 나를 위해 일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했지만, 썩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새롭게 일하다가 떠나게 되어 나를 찾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서양 교회의 쇠퇴 원인은 한사람이 너무나 오래 한곳에서 사목하고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입니다. 다른 이유는 자기가 배우고 익힌 것을 최고로 알고 교회가 세상의 변화와 함께하지 못하여 일어난 일이라 봅니다.

한 사람이나 한 가지 일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고 고인 물처럼 되어갑니다. 전례 헌장으로 미사 전례가 변화했지만, 옛것만 고집하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은 시대적 적응이 없어서 밀려나게 됩니다. 그러나 미사의 본질을 더 깊이 의식하고 적응하며 살면 주님의 일은 영원합니다.

저는 농촌운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농촌의 정화 운동, 기술적 적응 운동, 4차산업에 적응하는 운동이 농촌을 잘 살게 하는 기틀이 됩니다. 지금껏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었다면 더 질 좋고 영양가 높은 것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묵주만 들고 성모송 외우는 기도가 아니라, 매 신비를 성경과 연결하여 묵상하는 기도라야 제대로 묵주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옛날 조과, 만과 책이 없어지고 수도자들이 하는 성무일도도 가르치지 않으면 아니, 배우지 않으며 못 하니 본당 신부들 성무일도를 신자들에게 가르쳐서 함께 기도한다면 하느님의 일은 현실 속에 변화한 모습으로 믿음의 삶을 더욱 잘 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이 모든 이 안에서 자라고 완성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