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굳게 하는 길은 세례성사이다. <요한 3, 1-8> 4월 17일

하느님 나라의 시민권을 받으려면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이는 주님의 말씀이며 세례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의 차이입니다. 저는 사목 생활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낀 것은 세례성사 때이며 죽음이 임박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고 돌아설 때입니다. 세례로 우리는 하나이신 하느님을 성부, 성자, 성령으로 하느님의 거룩함을 체험하게 됩니다.

어느 날 병원을 방문했을 때 온몸이 불에 타서 죽음 직전에 있던 할머니에게 세례를 주고 “이제 하느님은 당신의 아버지십니다.” 하니 외롭게 살던 할머니가 간호사에게 “봐라, 나는 아버지가 있다!” 하면서 기쁨의 소리를 지르는 광경은 마음을 뜨겁게 해주었습니다. 그 후 몇 시간 지나 운명하셨는데 행복한 죽음이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입성하는 것을 보는 듯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세례성사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하셨듯이 세례성사로 어린이가 되어 하늘나라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저는 매번 성호를 놓으면서 하나이신 하느님 안에 산다는 것을 의식합니다. 일어나고, 잠을 자고, 길을 떠났다가 돌아오면 정성껏 성호경을 놓으며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성호경은 우주적 기도입니다. 세상에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보인 첫 번째는 주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은 비둘기 모양으로, 성부는 하늘의 소리로, 성자는 물에서 나오시는 때였습니다. 그래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할 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내 몸에 모시고 사는 것이 됩니다.

어느 날 80이 넘은 노인이 오셔서 “저는 지적 장애 아이를 30년 이상 데리고 살았는데, 이제 나이도 먹고 도저히 그 아이를 데리고 살 힘이 다 빠졌습니다. 내가 죽으면 그 아이를 누가 돌봐야 할까요?” 걱정하기에 “30년 함께 살면서 세례 줄 마음 없었습니까?” 하고 데리고 오라고 하여 만나서 제가 하는 방식대로 묻고 대답하면서 웃고 좋아하는 모습에서 기도도 하고 성당에도 할머니 따라다니고 하여 세례를 줄 마음으로 하느님 가르치고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 후 변화는 놀라웠습니다. 예전에는 야단맞으면 동물적 반응으로 집 나가고, 문 닫고, 자기 방에서 사람 앞에 나서지 않았는데 세례받은 후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며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문을 잠그지도 않고 할머니께 “어머니” 하면서 시키는 기도를 하고 명오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영성체 교리를 가르쳐 영성체시키고 조금 더 나아진 상태이며 제가 한 말을 집에 가서 되풀이한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도 세례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이 차이가 나지만 이런 장애 아이도 변하게 됩니다.

세례성사의 효과는 겸손한 이에게 잘 나타납니다.

주님 앞에 머리를 숙이고 손을 합장하고 나가는 자세로 세례성사를 받고 성호경 놓으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의지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