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을 앞서가지 말고 뒤따르자 <요한 21, 1-14> 4월 14일

세상에 살려면 필요한 것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편히 살다가도 불편한 일이 생기고 좋은 관계로 서로 사랑하면서 살다가도 의리가 깨지고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숲속에서 공기 좋은 곳에 산다고 자랑하던 곳에 산불이 나서 집과 세간살이가 몽땅 타버리고 집도 잃고 재산도 잃어버리고 건강하던 몸이 병들어 고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구하고 청하고 찾는 일이 많이 있지만, 내 생각이 앞서는 경우와 주님의 뜻을 앞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믿음의 기도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입니다. 오늘 복음에 부활하신 주님은 밤새껏 잡지 못한 고기를 잡게 하시고 불을 준비하셔서 음식을 먹게 하셨습니다. 오늘 아침 독서기도 때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하시며 첫째, 하늘과 땅을 창조하셔서 생명이 살도록 하시고 둘째,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광야에서 40년 동안 가나안에 들어갈 때까지 이끌어주셨다고 찬미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같이 밤에는 불기둥,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길을 이끌었습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 사는 사람은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게 합니다.

기도하면서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을 때 감사 기도를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아도 다른 결과가 나와도 감사 기도를 드리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다가 배가 풍랑에 침몰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다행히 살아서 무인도에 안착하자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했습니다. 살기 위해 나무 조각을 주워서 오막살이를 짓고 살 준비를 했습니다. 배가 고파 고기를 잡아 구워 먹으려고 불을 지피다가 바람이 불어서 불길이 오두막을 태워버려서 한숨지으며 “주님, 너무하십니다. 살려고 오두막을 지었는데 이렇게 태워버리니”하고 울면서 하느님 원망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뱃고동 소리가 나면서 구조선이 다가와 집으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불이 나서 구조선이 저기 무인도에 사람이 살아 있다는 표시를 보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자비는 영원합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인식하면서 저의 믿음은 더욱 강하고 합리적으로 되었습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느끼고 실천하니 넘어야 할 고개를 쉽게 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힘든 일도 이해하고, 힘에 겨운 일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주님을 앞서가려 하지 않고 주님의 일에 협력하는 자세여야 합니다. 주님을 성전에서 잃고 헤매던 어머니를 보고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왜 아버지 집에 있을 줄 모르고 찾았습니까?” 하는 말은 ‘주님의 일방적 말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생활 중에 늘 아버지 뜻을 앞세워 말씀하시고 행동하신 것을 보여주시며 사셨기에 “모르셨습니까?” 반문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산에서 기도하시는 주님 “이 잔을 멀리하소서. 그러나 아버지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셨습니다.

기도 중 내 뜻을 앞세우지 않으며 아버지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기도의 뜻이 기도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