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는 바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자 <마태 7, 7-12> 3월 2일

바라는 바를 청하는 것만이 아니라, 청하는 바를 실천해야 이루어집니다. 서울 대학에 들어가기를 바라며 기도하더라도 피시방이나 드나들면 백 년이 되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 수도원은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정신을 가지고 수도 생활을 합니다. 일하기 전 기도부터 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기도하는 대로 그 일에 열중하라는 말입니다. 나라 사랑은 구호나 태극기를 흔드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 담배꽁초 버리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데서 시작합니다.

어느 병원의 병원장은 아침이면 병원에 출근해서 병원 주위를 돌며 떨어진 담배꽁초와 종이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기도가 기도답고 결실을 보려면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면 청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생각만 아름답고 말이 거칠고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기도의 청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가난한 이를 구하려고 돈을 구하면서 자기 자랑만 하고 자존감만 가지고 있거나 나누면서 자기 몫을 더 크게 남겨 놓으면 부자가 되지 못하고 되었다가도 다시 가난해집니다.

권력이 있고 힘이 있어야 다스리지만, 자신의 안일을 위하여 살면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이며 받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부자가 되어도 자기 안일이나 자신을 위해서 살면 더 가난해집니다. 명예는 자신만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자기 멋이나 자랑거리로 명예를 가지고 있으면 어느 날 아무 쓸모 없는 일이 됩니다.

인기인들이 자기 자랑에 도취하여 끝이 아름답지 못한 일이 자주 드러납니다. 그 말은 실천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진, 선, 미를 실천하는 것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한 것입니다. 사랑받으려면 사랑해야 하는 것처럼 내가 먼저 실천해야 이루어집니다.

“주님! 주님!” 한다고 하늘나라에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하늘나라에 산다고 하셨습니다.

모두가 자유, 평화, 기쁨을 바라지만, 내가 먼저 질서를 따라 살아야 자유롭고, 내가 먼저 양보하고 내주어야 평화롭고,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친교를 청해야 서로 함께 살게 되며 기쁨 중에 살게 됩니다. 생각만 하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 함께 살며 원하는 바, 청하는 바, 구하는 바를 이루고 살기 위해 내가 먼저 실천해야 함을 깨우치고 기도하며 일하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