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은 자신과 다른 이를 위한 것이다. <마태오 9, 14-15> 2월 24일

단식은 죄의 회심을 위해서 먹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먹고 마시지 않은 것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희사하려는 행위입니다.

우리 수도원에 105세에 하늘나라에 가신 제일 오래 사셨던 수사님이 단식법을 익히고 단식하시며 건강하게 사시다 넘어져서 대퇴골에 상처받고 돌아가셨지만, 그 힘든 단식을 자주 하셨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오지리 부인회에서 40일간 단식한 것을 모아서 보내주신 일들은 참으로 감동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잘못 보면 신랑과 함께 있을 때는 단식하지 않고 떠난 다음 단식하라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기쁠 때는 단식을 하지 않고 슬플 때 단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단식은 자신을 단련하고 죄와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하고 내가 먹지 않고 절약한 것을 가난한 이에게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당신을 비유해서 하시는 말씀 같지만, 단식할 때와 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담배를 끊은 지 50년, 술은 끊은 지 20년이 되어 그 돈을 모아서 필요한 형제에게 나누어주고 간식을 사서 휴게 시간에 유기 서원 자부터 종신 서원 자 방에 전해주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자원은 지인들이 전해주는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사용합니다.

저에게 나눔의 정신을 전해준 성인은 제일 먼저 읽었던 젬마 갈가리 성녀 전입니다. 먹을 것이 넉넉지 않은 가운데 식사 시간에 자기 숟가락은 구멍을 뚫어서 먹는 시늉만 하고 동생들 잘 먹게 했다는 말을 듣고 먹는데 욕심내지 않고 다른 이들이 잘 먹고 잘 마시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본당에서 잔치를 해도 나 먹을 것 먼저 찾지 않고 신자들이 잘 드시는지 더 관심 두고 살았습니다.

혹시 찾아오시는 분들이 들고 오시는 음식도 유기 서원 책임 신부님에게 대부분 전해주고 나누어주게 합니다.

요사이는 제가 나가는 데 불편한 걸 알고 마트 가서 간식을 사 오시기도 합니다.

사순절 자선과 기도와 단식의 기간이 된 것은 사실은 일 년 내내 실천해야 하지만, 주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 믿음을 더 굳게 하고 주님의 진실과 사랑을 따라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하느님의 자비와 일치와 사랑이 각자 생활 안에 싹트고 성장하고 결실을 보는 기간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미사와 희생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며 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절제의 삶은 음식만이 아니라, 기쁨도 슬픔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기쁨과 슬픔을 받아들이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