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이 낮은 자리에 오신 참 이유는 <마르코 9, 30-37> 2월 21일

하늘 높은 곳에 영원으로부터 계시던 주님이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 오신 참 이유는 가장 낮은 자리가 구원의 첫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기본 삶은 땅에서부터 시작하고 큰 강의 물은 골짜기 샘물에서 시작합니다. 한강의 시작은 강원도 태백산 줄기에서 시작하여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모여 큰 강이 되어 서해로 흘러가고 낙동강도 같은 지역에서 시작하여 동해로 흘러갑니다. 높은 산이나 낮은 골짜기에서 느끼는 바가 큽니다. 큰 나라가 나라다워지려면 땅에서 피땀 흘려 농사짓고, 공해와 위험이 가득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세금이 모여 나라가 움직입니다. 위대한 사람도 시작은 너무나 작고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경쟁 사회에서 서로 좋은 자리 높은 자리 차지하려는 마음은 한결같지만, 그 자리는 전체를 위한 것이지 본인을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있는 것 같아도 사라지는 자리입니다. 주님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하십니다. 첫째 자리에 가려는 사람은 꼴찌나 종의 신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성모님도 온 인류의 어머니 되시지만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하시면서 끝자리를 차지하셨습니다. 저는 수도원의 끝자리에 있으며 사랑의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내가 필요한 자리에 있으면서 오시는 사람을 예수님처럼 대하고 그에 상응한 대처를 해주고 하느님의 종으로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정치적 현상을 보면 가장 지혜롭게 처신해야 할 사람들이 가장 미련한 처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었으면 합니다. “첫째가 되려면 꼴찌가 되어야 한다.” 사람의 근본을 알면 자연히 겸손해지고 끝날을 알면 온유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모든 이 안에 모든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차 이차 세계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끝에 어찌 되었습니까? 꼴찌 나라가 되었습니다. 가장 정치적으로 성공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도 가난한 마음이 없어서 늘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새로 들어온 지원자들 앞에 선배로 말을 하면서 우리 수도원 입회자이지만, 샘물처럼 큰 강에 필요한 사람들이라 생각하면서 짧은 시간에 경험과 진실을 전해주면서 시작은 힘들어도 결과는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작은 샘물이 큰 강이 되듯 이 사람들이 수도원을 크게 만들 사람입니다.

우리 각자는 보잘것없이 스스로 생각되어도 생각 하나, 말 한마디, 행동하나, 모든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하느님 뜻을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임이며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임입니다.” 우리는 서로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같이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