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으면 양심이 요동친다. <마르코 6, 14-29> 2월 3일

악과 선은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로 어울리지 못합니다. 악을 지지르면 선한 의지는 깊은 데서 요동치며 두려움과 놀람 속에서 안전 없이 살게 됩니다. 옛말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란 말이 있듯이 바른말 한다고 세례자 요한을 참수한 헤로데는 또 다른 진실과 사랑의 전달자 출현을 겁먹고 ‘요한이 다시 살아나지 않았나?’ 하며 두려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죄지은 사람은 도망가거나 어딘가 숨어버립니다. 그러나 불을 숨길 수 없듯이 죄도 숨길 수 없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발견되고 드러나게 됩니다. 죄인이 살길은 자비의 은총을 받기 위해 자기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길입니다. “회두, 회개”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깨우치며 살아야 합니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사람의 행위가 저장되고 드러나는 시대는 죄를 감추거나 숨길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수도원 안내실에 도적이 들어 돈을 훔쳐 간 사람이 있었는데 자기는 아무도 모르게 한 일이라 했지만, 안내실 안의 CCTV에 사진이 찍혔는데, 얼굴을 아는 사람이어서 잡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용서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계보다 정확한 것은 하느님이 각자에게 심어놓은 양심이란 것이 있어서 모든 죄는 드러나고 알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을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 양심 성찰이라는 시간과 기회가 있습니다. 죄가 넘치는 곳에서 편하게 살 수 없습니다. 악이 넘치는 곳에 살 수 없습니다. 더러운 것이나 냄새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제거하는 것처럼 깨끗한 마음으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삶을 살려면 쓰레기를 쳐내듯이 자기 안에 있는 죄의 그림자까지 씻어내야 합니다.

주님을 배반한 제자는 유다와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한 사람은 회개하지 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한 분은 죄를 뉘우치고 다시 주님을 찾아 용서받고 교회와 역사 안의 큰 인물이 되어 교회 공동체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죄를 짓고 잘못을 하는 것이 인간적이라고 한다면 더 큰 인간적 행위는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 아버지 자비의 능력을 받아서 보다 나은 생명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모두 구원을 받기 위해 서로 기도해주고 바르게 살도록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비록 가난해도 도울 수 있으면 돕고 능력이 부족하면 기도를 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이지만 만남을 약속하면 기도하며 만나고 능력껏 도우며 살려고 합니다.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은 도움을 겸손하게 청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먹구름이 산들바람에 없어지듯이 마음에 있는 악의 그림자가 사라지게 됩니다.

계절은 2월이 오면서 봄기운이 돌아 얼었던 강과 땅이 녹아서 땅에 생명의 싹이 돋아나고 온갖 생명이 피어나듯 죄에서 자유롭고 마음은 펀하고 서로 어울려 함께 사는 세상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회개하여 하느님 나라인 자유, 평화, 기쁨 중에 살도록 또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