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을 따라 사는 사람과 영을 따라 사는 사람 <마르코 6, 1-6> 2월 1일

육의 세상이 끝이라고 믿는 사람과 영의 세상이 있다는 믿음으로 희망에 사는 사람은 삶의 본질이 다릅니다.

육의 요구를 따라 살다가 끝나는 것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장 자유롭게 즉, 하고 싶은 대로 살고 가장 평화롭게 자기 안정만 위해서 살고 가장 편하게 인간적 관계를 무시하고 자기 살길만 찾아 살게 됩니다.

그러나 영의 세상과 영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고 평화를 위하며, 양보와 배려심을 갖고 살고 목숨을 내주며, 사랑하고 친교를 맺으며 살게 됩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인간적 관계만 따지고 “나만, 우리만”이란 말에 빠지면 오늘 복음에 예언자들이 고향에서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하듯이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살게 됩니다.

이는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인들과 함께하기를 거부하며 자기 민족끼리만 살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주님은 능력을 갖추고 계신 것 같은데 집안을 위해 살지 않고 밖으로 나가 모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주님의 길을 방해했습니다.

가끔 “너는 우리를 위한 사람인데 우리를 위해 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가?” 하고 원망과 비난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의 세계를 위해 산다고 해도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주님은 육의 세상과 영의 세상과 무관하지 않고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영의 삶을 산다고 하지만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서 힘을 받고, 생명을 유지하고, 죽기까지 육의 세상과 관계 지어 살고 있습니다. 다만 순서가 다를 뿐입니다. 주의 기도를 보면 영의 주체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찾고, 그 뜻을 따르고, 다음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 사람과 올바른 관계로 죄와 악에서 구원을 기도합니다. 육의 삶과 영의 삶은 연관 관계가 있어서 떨어질 수 없으나 육이 먼저는 아닙니다. 영을 따라 살려는 사람이 육을 우선으로 하며 살면 영은 뒷자리에 있게 됩니다.

주님은 모든 이를 위해 세상에 오셨지 당신 집안이나 이스라엘만 위해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이사야 61, 10-62, 5에 “주께서는 의덕과 영광을 이교 백성들 앞에서 싹트게 하시리라.” 하신 것같이 내 민족과 내 가정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일입니다.

오늘도 나만 잘되고 내 가정만 잘되고 내 나라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상 전 우주 즉, 하느님의 창조물과 비 창조된 영원한 세상을 함께 진실과 사랑이 넘치는 것을 믿고, 바라고,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의 사명은 신약성경에 주님의 탄생과 동방 박사들의 출현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창문 안에서 밖을 못 보는 믿음이 아니라, 창문을 열어 밖을 보고 소통이 가능한 믿음을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