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받으려고 요한을 찾아가신 주님 <마태 3, 13-17> 1월 9일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교회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이며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받고 교회의 일원으로 살게 됩니다. 일생을 어렵게 살던 노인이 화상으로 죽게 되었는데 세례에 초대받고 응답하여 세례를 주며 “할머니는 이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하느님 딸이 되었습니다.” 하니 병원이 떠나가듯 큰 소리로 지나가는 간호사들에게 “야들아, 봐라. 나 아버지가 생겼다.” 하며 소리 지르고 감격해하다가 몇 시간 후 세상을 떠났지만, 세례성사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 장식을 잘하고 주님 앞에 나아갔습니다.

저는 일생에 크게 웃고 기쁨에 잠겨 눈물을 흘린 적은 몇 년 기다리던 수도복을 입고 수련 들어갈 때였습니다.

지금도 수도복을 입을 때 그때 그 시간의 기쁨을 느끼고 두 팔을 높이 들고 서원 노래할 때를 생각하며 행복을 느낍니다. 세례가 교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면 서원은 수도원의 일원이 되어 일생을 함께 살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와 수도서원은 한 공동체에 들어가 산다는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례 때 본명을 정하는 것같이 서원 전 수련 때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는 수도명을 정합니다.

주님께서 세례성사를 통해 공생활을 시작하고 사람들을 하느님 아버지 곁으로 부르고 하느님을 살게 하셨듯이 우리도 세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그런 의미로 살아야 합니다.

저는 세 가지 의무를 지니고 살고 있습니다. “이석진”이란 이름으로 인간답게 살고, “헨리코”란 세례명을 받고 하느님의 아들로 살고, “그레고리오”란 이름으로 하느님의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별볼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저는 사람으로, 신자로, 수도자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의무를 다 완수하려는 사람은 진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람의 특성은 웃을 수 있는 것입니다. 웃음을 잃으면 사람으로서 바로 살지 못합니다. 어린아이도 우는 모습보다 웃는 모습이 더 보기 좋습니다. 세례성사도 진실과 사랑이지만, 머리에 기름 바르며 그리스도의 왕직, 사제직, 예언직을 이행하라고 하셨으니 섬김과 나눔, 친교를 구체적으로 공동체 안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수도자는 한곳에 머무르는 “정주서원”으로 장상에게 순명, 청빈, 정결을 지키며 공동체에서 형제와 진실과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름 있는 생일 챙겨 주고 60세, 70세, 75세, 80세, 85세부터 매년 생일 챙겨주고 서원 25주년, 40주년, 50주년, 60주년을 챙겨 주면서 사람으로, 신자로, 수도자로서 삶을 바로 살도록 이끌어서 따라 살게 합니다.

사람답게 살고, 신자답게 살고, 수도자답게 살려는 사람에게 진실과 사랑으로 살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주님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는 끝나고 주님이 공생활을 시작하듯이 우리도 올바른 사람으로, 신자로, 수도자로 살기 위해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시기임을 깨우쳐 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