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 <요한 2, 1-11> 1월 7일

우리 수도원 술방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술을 만들어 축일마다 식사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술의 재료는 과일과 물입니다. 정당한 시간 물과 과일을 섞어서 숙성시켜 술이 되게 합니다. 예수님은 오늘 물로 술을 만들어 술이 떨어진 잔칫집의 근심을 덜어주고 더 큰 기쁨을 주었다고 합니다. 쌀농사를 지어 쌀로 밥만 해 먹는 것이 아니라, 밥 외에 다른 것을 만들어서 먹고 마십니다. 쌀이 술이 되기도 합니다. 쌀이 엿이 되기도 합니다. 누룩을 섞는 것과 엿기름을 넣은 것이 다른 것같이 무엇을 넣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하느님은 삼라만상을 만드시고 사람에게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다스림은 있는 것을 더 좋게 하고 사용하며 행복하게 합니다.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은 창조이지만, 있는 것을 다르게 변화시키는 것은 발전이며 자람이고 사람은 성숙함입니다.

변화의 과정이 시공간을 초월하면 기적이라고 합니다. 저는 살면서 질서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넘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여 하느님의 현존을 느껴 감사와 찬미를 드린 적이 많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이야기하면 6·25 때 혼자서 부산에 피난 갔을 때 일터는 동래에서 3k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주일날 부산 중앙 성당까지 갔다가 저를 데려다준 차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더니 차가 없었습니다. 주머니에는 동전 한 푼 없었고 기다리다 지쳐있었습니다. 돈 없으면 광복동에서 일터까지 걸어서 가야 하는데 양지에 서 있다가 구석진 곳에 모인 먼지와 흙을 발로 건드리니 전차표가 두 장 나와서 그를 주워서 전차를 타고 동래까지 가서 늦게 일터로 갔습니다. 그 당시 시내에서 서면까지 한 장, 서면에서 동래까지 한 장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일을 체험하고 주님께 감사하고 찬미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 따라 망치는 일도 있습니다.

어떤 마을에 가난한 청년이 결혼하게 되어 동네 사람들이 그날 쓸 술을 한 주전자씩 선물해서 잔치를 즐겁게 하려고 입구에 큰 독을 준비하고 들어오는 사람마다 술을 독에 붓고 들어왔습니다. 잔칫상이 나오고 독의 술을 퍼오고 즐겁게 잔치를 시작하려고 하니 독에 든 술은 술이 아니라 맹물이었습니다. 거기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놀랐지만, 모두 “내 탓이요”를 하며 가슴을 쳤습니다. 모두 생각에 모두 술을 넣으니 ‘나 한 사람쯤 맹물을 넣어도 되겠지’하고 모두 같은 생각으로 물을 넣으니 술이 아니라, 맹물이었습니다.

기적은 진실과 사랑이 있는 곳에 일어납니다. 누가 성체성사의 기적을 “빵은 빵이지 주님의 몸이 아니다.” 하면서 믿음이 없으면 주님을 모시고도 주님으로 살지 않은 사람이며 빵이 주님의 몸이 되고 포도주가 주님의 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믿지도 않으면 미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구경꾼이 됩니다.

매일 미사 때마다 변화되는 성체의 신비를 통해 믿고 영하는 사람으로 살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