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지시나 지식이 없어도 알려진 분 <요한 1, 35-42> 1월 4일

주님은 그 당시 어부들의 입을 통해 오신 분이 메시아임이 알려졌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하늘나라를 차지하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의 눈에 하느님 보일 수 있다고 주님 말씀하셨듯이 주님 주위에는 낮은 자, 가난한 자, 깨끗한 사람이 모여들었고 병자, 죄로 고통을 당하는 자들이 모여왔습니다. 남자만 오천 명 먹이실 때, 배고픈 자들을 배불리 먹이시고 밤새껏 어부가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했을 때 많은 고기를 잡게 하셔서 기쁨을 주어 당신이 메시아임을 보여주고 일러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의 눈에 보입니다. 하느님을 보는 사람의 눈은 깨끗하고 순진해야 오신 분을 메시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자 중에 주님을 만나서 따랐지만, 자기 교만과 이기심으로 주님을 배반한 제자도 있습니다.

저는 수도원 입회 때 저를 포함 형제 같은 세 사람의 지원자가 있었는데, 모두가 저를 빼고는 정상적으로 잘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서울 대학을 입학하고 일 년 다녔던 사람이고, 한 사람은 머리도 좋고 영어는 미국 사람 이상으로 잘하는 사람으로 왜관에 미군 부대가 들어왔을 때 어떤 역도 감당한 사람입니다. 함께 수련받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교만하게 보이는 대상이 되어 수련 허락을 받지 못해서 퇴원하고, 한 사람은 함께 수련하다가 어떤 신부님에게 교만하게 보여서 싸우다가 전주 교구로 사제가 되어 나갔지만, 나중에 예루살렘 성서 학교를 졸업하고 랍비가 되어 환속했습니다.

결국 제일 모자라는 저만 남았습니다. 한 사람은 나중에 대구 가톨릭대학 교수까지 하셨습니다. 주님은 왜 저같이 머저리 같은 사람을 선택하셨을까? 알만하지만 저에게는 은총입니다. 쓸모없는 사람을 쓸모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요즘 성당에 가보면 여 신자와 노인들의 전당이 되었습니다. 힘 있는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 가진 자, 지식이 높은 사람은 주님 찾지 않아도 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곳이 많으며 함께 어울려야 할 사람 많아서 성당에 가서 주님을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주님 시대 율법 학자, 바리사이, 제관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주님을 못 알아보고 시비만 걸고 하시는 일과 말씀을 못 알아보았듯이 지금도 주님을 찾지 않고 잊거나 버리거나 주님 떠나서 살고 있습니다. 주님이 오신 날을 이제는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 할 일에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미사 때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함께 세상에 파견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비 송을 들으며 참으로 주님의 자비가 필요한 사람이 주님을 만나고 함께 세상에 파견됩니다. 저는 미사 때마다 “주님 저를 죄의 유혹에서 구하시고 악에서 구원하소서.” 자비를 구하며 미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모두 오신 분을 알고 믿으며 믿음을 전하는 주님의 사람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