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손길은 주먹이 아니라, 편 손이다. <루카 1, 57-66> 12월 23일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주님께서는 사람을 당신 모습을 닮도록 창조하시고 행복하게 살라고 마련하시며 사랑의 손길로 보살피고 계십니다. 오늘 요한의 탄생 이야기 속에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하고 전해주는 말씀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사랑의 손길이 보살피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천지창조의 그림에 사람을 창조하시는 하느님 편 손과 편 손의 맞닿은 모습의 그림은 하느님 힘의 전달을 느끼게 합니다. 그 손은 주먹이 아니라, 편 손입니다.

남을 돕는 따뜻한 손길은 주먹이 아닙니다. 주먹은 남을 억누르려고 사용하고, 주먹은 움켜쥐고 자기 것으로 하려고 하고, 주먹은 친교가 아니라, 이끌고 감싸는 것이 아니라, 내치는 것입니다. 섬기는 손은 편 손이며, 나누는 손은 편 손이며, 친교를 맺는 손은 감싸 안은 손도 편 손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과 누리는 사람, 함께 있는 사람 얼마나 행복합니까? 그 행복을 누리려는 사람은 손을 펴고 살아야 합니다.

기도하는 손은 주먹 쥔 손이 아니라, 두 손을 펴고 합창하고 모으며 손을 비비는 듯 마주하는 손입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손과 안수하는 손도 펴야 합니다. 두 주먹을 머리 위에 올려놓은 안수는 없습니다.

강복을 주는 손도 펴고 주지 주먹을 쥐고 주지 않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보살피는 손은 주먹이 아니라, 편 손입니다. 주먹을 자랑하며 남을 억누르지 마세요. 주먹을 움켜쥐고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닫아둔 문이 아니라, 문을 열고 살아야 합니다.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아무하고도 상종하지 않는 닫힌 마음이 아니어야 합니다. 자유를 누리려는 사람은 움켜쥔 손으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은 움켜쥐고 자기 창고만 채우려면 불안하고 두려움만 일어나고, 옆에 있고 뒤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자기만 지키려는 사람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열린 마음, 개방된 삶을 살면서 진실과 사랑을 실천합시다.

기적 중에 오그라든 손을 펴주시는 것은 오늘 현실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주먹으로 깡패 짓하는 사람의 손, 주먹 쥔 손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의 손, 주먹 쥔 손으로 남과 친교를 거부하는 손을 펴고 우리 서로 진실한 사랑을 나누는 세상 되기를 기도하며 일해야 합니다.

주님의 따뜻한 손길, 자비로운 손길, 못 박힌 손으로 강복하시는 손길을 본받아 펴진 손으로 축복하고, 펴진 손으로 다스리고, 나누고, 친교를 맺는 삶을 살며 주님을 맞을 준비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