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섬김과 그릇된 섬김이 있다. <루카 1, 46-56> 12월 22일

힘이 있는 사람은 섬김을 받으려 하고 받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세상에 오시어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 하셨습니다. 힘 있는 사람, 가진 적이 있는 사람,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자기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섬기고, 나누고, 함께하려고 있어야 합니다. 힘 있다고 나에게 머리를 숙이고, 땅을 파고, 땀 흘려 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진 바는 나를 위해 나와 가까운 사람만을 위하여 누리라고 있지 않습니다. 명예는 자기 이름 알리기 위해 있지 않고 함께 하는 모든 이의 영광이어야 합니다. 박사 학위는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에게 진리를 알려주고 올바로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어머니가 엘리사벳 집에 석 달간 머물면서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셨다고 하시며 능력을 발휘하여 산모를 도와주신 이야기는 감동입니다.

찾아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봉사하고 돕는 마리아의 진실을 보고 믿음으로 성모님의 전달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청하지만 말고, 청하여 얻도록 기도하며 일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베네딕도회에 들어오면서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말을 처음에는 일하기 전에 기도부터 하라는 뜻으로 들었는데, 지금은 “기도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다.”라는 뜻으로 듣습니다. 지금도 아무런 일자리도 책임도 없지만, 아침 식사 상차림 할 때 운반 도구를 끌어주고 상 위에 음식을 올려놓습니다. 아침에 복도 지나면서 전기를 켜고, 저녁 휴게 시간에 간식 없으면 선물로 들어오는 것 내주고 나누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하루의 삶도 아침 한 시간 전에 일어나 묵상 글 쓰고, 오후 한 시간 반은 섬기는 일, 나누는 일,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합니다. 찾아오는 이들을 예수님처럼 만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보통 두세 시간 걸리지만, 기쁜 마음으로 섬기듯 하고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이 멋진 말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는 시간은 행복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기도는 허영심에서가 아니고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마음뿐입니다. 나를 알리려는 마음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진실과 사랑으로 전하는 마음뿐입니다.

섬김이나 나눔이나 친교가 잘못되는 것은 힘 자랑, 돈 자랑, 명예 자랑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좋은 일 했다고 비석 세우고 내 뜻대로 하라고 하거나 보상을 기대하는 마음은 기도 없는 자기 뜻을 내보이는 행위입니다.

요사이 이태원에서 봉사하고 이름이 났다가 모든 것이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힘자랑과 자기 명예를 앞세운 불법적 행위로 인한 것입니다. 봉사하고도 욕먹는 것이 아니라, 감추어져 알려지지 않은 섬김, 나눔, 친교라야 합니다.

내가 하는 기도와 일이 하느님 마음에만 새겨진 섬김, 나눔, 친교로 남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