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바꾸나, 세상이 사람을 바꾸나? <마태 11, 2-11> 12월 11일

많은 사람은 세상이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세상이 이러해서 이런 세상에 사는 사람은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의 체험을 통해 사람이 세상을 바꾸지, 세상이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5·16 군사 혁명이 일어나고 박정희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항간에 그가 공산당 집안에 자란 사람이니 틀림없이 이 나라는 공산화된다고 박정희 대통령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도 신학생 때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 후 구미에서 사목하면서 성당 묘지 끝에 박정희 대통령 형 묘지가 옆에 있었는데, 형이 공산당 지지하다가 사형당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박정희는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나라를 새마을 운동으로 이끌었습니다. 현대산업화와 농촌 잘살기로 변화시켰습니다.

구약시대에 태어난 세례자 요한은 그 당시 그보다 뛰어난 사람이 없다고 하셨지만, 하느님 나라의 사람은 그보다도 큰 사람이라 하신 것은 하늘나라에 사는 우리는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있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이 큰 사람으로 살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는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서양이나 한국이나 세상을 구하러 오시고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 아직 하느님 나라에 살고 있어도 세상이 크게 변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문제이며 나 자신의 문제입니다.

분명히 하느님 나라는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이지만,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이 자유롭기보다 부자유스럽고, 평화보다 거짓 평화로 살고, 참 기쁨보다 슬픔으로 살면 그 나라는 힘이 없어집니다.

오신 주님과 함께 살며 하느님 나라를 빛내고 영광스럽게 하고 그 나라에 살려면 그 나라의 본질을 따르는 사람처럼 살아야 합니다. 수도원 건물이나 분위기가 거룩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집에 사는 수도자가 수도자답게 살아야 거룩한 수도회가 됩니다. 각자 자기 본성대로 살고 자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거룩한 수도회라 할 수 없듯이 거룩한 성교회 안에 살면서 자기 욕심대로 살려고 하면 교회도 하느님 나라가 아닙니다.

주의 기도에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기도합니다. 묵주기도 하면서 빛의 신비 3단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에 나오는 성경 말씀 중 마태 5, 3. “마음이 가난한 사람” 마태 13, 23. “좋은 땅에 심어진 씨앗”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입니다.

마태 5, 16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추어....” 마태 13, 31-32.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이 모든 말씀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 나라를 살아야 세상이 하느님 나라가 되고 그곳에서 바로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 되신 것은 주님이 오셔서 사람으로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이 분쟁의 장소로써 서로 편하고, 서로 부를 누리고, 서로 높은 자가 되려고 하면 내가 사는 나라는 엉망진창이 됩니다. 세상을 따라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잘못된 세상을 바꾸며 사시겠습니까?

자유가 있는 나라, 평화가 있는 나라, 기쁨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거룩한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고 더 악하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됩니다.